(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최근 전·월세 대란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집세 상승률이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공공물량을 풀어 신속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집세는 1년 전보다 0.6% 상승했다.

지난 2018년 6월(0.6%)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전세는 0.8%, 월세는 0.4% 각각 상승했다. 전세는 2018년 12월(0.9%), 월세는 2016년 11월(0.4%)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통계청은 약 1만가구의 표본으로 집세 동향을 파악한다. 1만가구 가운데 갱신물량이 나오면 그 상승분만큼 1만가구에서 나눠주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물가에 반영되는 집세 상승률 자체는 실제 집세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실제 계약이 이뤄진 전월세 상승분을 1만가구로 나누는 것"이라며 "거래가 없으면 반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집세 상승기에 상승분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집세는 전체 소비자물가 가중치 1,0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3.7이다. 약 10% 수준이다. 최근 전·월세 대란이 심화하면서 소비자물가에 대한 집세의 기여도는 0.05%포인트로 나타났다. 11월 물가 상승률 0.6%에서 0.05%포인트 기여했다는 의미다.

기여도는 지속해서 오름세다. 지난 7월 0.02%포인트에서 8월과 9월 0.03%포인트, 10월 0.04%포인트로 조금씩 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기준 서울의 전세는 1주일 전보다 0.15% 상승했다. 2주 연속 0.15% 올랐다. 강남 4구는 0.22%로 역시 2주째 같은 숫자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날 부동산시장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총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높은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데 경계하고 있다. 우선 전세시장 안정이 조기에 가시화할 수 있도록 이달까지 총 3만9천호의 공실 공공임대 입주자를 신속하게 모집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말까지 기존 요건대로 입주자를 모집하되, 잔여 공실물량에 대해선 준비되는 대로 연말에 통합으로 모집해 서민ㆍ중산층 주거 안정 방안에서 발표한 대로 소득ㆍ자산 요건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공 전세와 신축 매입약정 물량도 신속하게 푼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12월 중순까지 사업설명회를 거쳐 연내 매입약정 공고를 추진하고 약정이 체결되는 대로 완공 이전 입주자를 조기에 모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으로 2년 동안 총 11만4천호의 전세형 공공임대가 공급되면 시장의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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