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GA) 키우기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미래에셋생명까지 전속 판매채널 분리를 결정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보험사들 사이에서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조직의 분리를 의미하는 '제판(製販)분리'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전속 설계사 3천300여 명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4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설립했지만, 최근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는 데는 실패해왔다.

다만,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전속 채널 중심의 영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회사형 GA 중 뚜렷한 성과를 내는 곳은 아직은 없다"며 "향후 기업공개(IPO) 등에 나설 경우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수년 전부터 자회사형 GA 설립에 잇따라 나섰지만, 이후에는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기보다는 현상 유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렇다 보니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올해 반기 영업수익과 당기순익도 109억원과 2억원에 그치고 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상황도 비슷하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설립 이듬해인 2016년 26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2017년 31억원, 2018년 67억원, 2019년 51억원 등의 손순실을 지속하다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1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2005년과 2014년에 설립된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 또한 지난해 각각 10억원, 21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4억원과 2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폭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인다.

다만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자회사형 GA의 사업 확대에 재차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판매 채널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점과 전속 설계사들의 이탈 문제를 방어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조직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뿐 아니라 한화생명도 자회사형 GA를 대형화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앞서 업계 10위권인 GA 피플라이프의 지분 투자 등을 검토하기도 했던 한화생명은 최근 자회사형 GA인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을 합병해 덩치를 키우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한화생명은 내년 초를 기점으로 판매조직을 분리해 별도의 자회사형 GA로 두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지난 8월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 중 첫 번째로 자회사형 GA인 신한금융플러스를 출범했던 신한생명은 최근 GA업계 5위권인 리더스금융판매의 영업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딜은 설립 초기인 만큼 인력 확충이 시급했던 신한금융플러스와 최근 '보험업법' 위반으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은 리더스금융판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GA 모델이 관심을 받은 것은 결국 다양한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 선택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없다면 자회사형 GA 실험도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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