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속도를 내면서 인민은행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지만,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다고 코메르츠방크가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저우 하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를 통해 금리 파생상품 시장에서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긴축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내년에 인민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수분기 사이에 성장 모멘텀은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 중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워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것이다.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이미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수준으로 나와 시장이 중국의 경기 회복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다수의 국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에 돌입하면서 중국의 제조업체가 그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지만 이같은 단기적 혜택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에서는 물가 상승률 역시 둔화하고 있어 인민은행의 금리 인상을 저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대비 0.5% 올라 3년 만에 처음으로 물가 상승률이 1%를 밑돌았다. 내년 초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가상승률 둔화는 근본적인 수요가 견조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인민은행이 내년에 본격적인 긴축 사이클에 도입하기에 앞서 두 번 생각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전 세계적 관점에서도 긴축은 중국의 이해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은 이미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를 시사한 데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을 규모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글로벌 통화 완화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중국만 긴축에 들어가면 위안화는 더 절상될 수밖에 없다.

위안화는 지난 5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절상되면 수출업체 경쟁력 약화와 자산가격 인플레이션 등의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부채 축소라는 또 다른 과제에도 전념하고 있다면서 부채를 억제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은 통화공급을 통제하는 양적조치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과 같은 가격 조치는 통화공급을 억제하는 데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민간의 신용 수요가 위축될 것이며 이는 인민은행이 의도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그는 지적했다.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다가오는 해에 금리 인상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면서 "정책 정상화가 분명히 테이블 위에 올랐지만, 인민은행은 점진적인 과정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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