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12월이 시작되면서 서울외환시장도 일찌감치 연말 모드에 접어든 분위기다.

역외 하우스들의 북 클로징 시기가 다가오고 또 대다수 기관의 올해 실적 집계 등이 끝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거래 의지가 떨어진 상태로 전해진다.

외환딜러들은 적극적 포지션 플레이보다는 수급 위주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으나, 호가가 얕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변동성에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56억 7천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달러-원 환율 스팟 거래량이 많으면 하루에 100억 달러를 넘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으로 거래량이 뚝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달러-원 환율의 현물환 시장 일별 평균 거래량은 57억 달러로, 전월대비 15% 이상 줄어들었다. 보통 12월에는 70~80억 달러 수준을 오가는 평균 거래량이 5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든다.

대다수 기관의 당해년도 실적 집계가 끝나고 역외와 증권사들의 북 클로징 시즌이 다가오면서 거래 의지 자체가 위축되는 현상 때문이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12월은 내년도 실적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서 물량 처리 위주로 장에 대응하고 있다"며 "12월에는 유동성 문제도 생길 수 있어 시장 참가자들이 거래를 조금 꺼리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환율 하락에 대한 당국의 경계감이 매우 강한 상황에서 연말에 리스크를 무릅쓰며 무리한 포지션 플레이를 펼치는 참가자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거래량은 많지 않지만, 연말 변동성에는 대비해야 한다.

수급 위주의 장이 펼쳐지면서 호가가 얕아 환율이 일시적으로 출렁이는 현상이 12월에는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른 시장 참가자는 "12월에는 보통 환율 변동성이 커진다"며 "거래 자체도 많지 않고, 수급 위주로 처리되다 보니 물량을 처리하다 보면 환율이 급상승 혹은 급하락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2월에 종종 불거지는 유동성 이슈도 올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각국 중앙은행이 활발히 완화 정책을 펼친 올해는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참가자는 "워낙 풀려 있는 자금이 많다 보니 유동성 이슈는 크게 없어 보인다"며 "특히, 우리나라 외화자금시장에서 조달 수요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해외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스와프 시장에서도 유동성 이슈를 걱정할 징후가 아직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외환딜러도 "전체적으로 유동성은 거의 문제가 없는 상황 같다"며 "달러 유동성보다는 오히려 원화 유동성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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