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된 기관투자자들의 협의체 아시아기후변화투자그룹(AIGCC)에 최근 가입하며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활동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함께 AIGCC에 신규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AIGCC는 지난달 30일 GIC가 신규로 참여하게 됐다고 발표했는데 국민연금도 비슷한 시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가입은 별도로 발표되지 않았으나 AIGCC의 홈페이지에 신규 구성원으로 이름이 올라왔다.

AIGCC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글로벌 연기금 및 운용사의 협의체로 지난 2016년 기후 변화 및 탄소배출 문제 등에 공동 대응하고자 만들어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연기금 및 운용사가 참여 대상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AIGCC에 지난달 가입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AIGCC는 현재 50여 곳의 기관 투자자를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이들의 운용자산을 합치면 총 9조 달러가 넘는다.

주요 회원으로는 미국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호주 최대 연기금 오스트레일리언수퍼를 비롯해 블랙록과 알리안츠, 피델리티, 인베스코 등 주요 운용사, S&P글로벌 및 무디스, MSCI 등 금융분석기관이 있다. 우리나라 기관 중에선 한화자산운용이 가입돼 있으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도 이름을 올렸다.

AIGCC는 저탄소 문제 및 기후 변화와 관련한 사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AIGCC의 의견이 구속력을 갖거나 회원들이 반드시 같은 의견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기관 투자자가 회원인 만큼 기업 입장에선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는 우리나라에서도 AIGCC가 행동에 나선 바 있다. 당시 AIGCC는 한국 전력에 대해 공동성명서를 내고 해외 석탄발전에 투자하려는 계획이 우려된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 성명에는 캘퍼스를 비롯해 12개 AIGCC 회원 기관이 동참했으며 네덜란드 APG, 스위스 은행 UBS,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자산운용, 영국 성공회 등 4개 외부 기관도 공동 행동에 나섰다. 이들 기관은 해외 석탄발전 금융지원 계획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에 배치되며 저탄소 에너지로 전환하는 흐름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비판은 구두 경고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10월 이수진 의원실이 국정감사 때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 주식 지분율 2위였던 캘퍼스는 2018년부터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고 현재 남은 투자금은 4년 전 대비 22.1% 수준에 불과했다.

영국 성공회는 작년 11월 한전에 서한을 보내고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신규로 계속 진행하면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성공회는 83억파운드(약 13조원) 규모의 기부금 펀드를 운용하는 대형 출자자다.

또한 AIGCC는 '기후행동 100+' 프로젝트도 지원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가입은 온실가스 배출 기업에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행동 100+' 프로젝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모여 세계 100대 온실가스 배출기업을 선정한 다음 탄소 배출 감축을 압박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민연금이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AIGCC에 가입한 것은 ESG 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아시아기후변화투자그룹(AIGCC) 회원 기관 소개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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