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공개하면서 수소전기차에 이어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도 선도 업체로서 위상을 공고히 한다.

현대차그룹은 2일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기술적인 특장점과 새로운 고속화 모터 및 배터리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자동차 'CV'(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에 적용된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기존의 우수한 효율성에 더해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요구하는 새로운 차급까지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E-GMP는 별도의 부품 없이 800V와 400V 충전기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을 탑재했다.

최근에는 빠른 충전을 위해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갖춘 350kW급 초고속 충전 인프라가 설치되는 추세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국내의 경우 한국도로공사와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고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kW급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초고속 충전기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전기차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는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아이오니티는 유럽 전역에 현재 308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건설 중인 51개소를 포함해 2022년까지 총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E-GMP는 구동에 필요한 모터, 동력을 차량에 필요한 토크와 속도로 변환해 전달하는 감속기, 전력을 변환해 모터의 토크를 제어하는 인버터를 일체화했다.

모터의 최고 속도를 기존 대비 30~70% 높이고, 감속비를 33% 높여 모터 사이즈를 줄이고 경량화를 통한 효율 개선까지 실현했다.

또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 수 있고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크게 줄어들어 실내 공간의 활용성을 높여 새로운 자동차 실내외 디자인이 가능하다.

예컨대 짧은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 길어진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차축 간의 거리)로 개성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으면 슬림해진 콕핏(운전석의 대시보드 부품 모듈)은 탑승공간을 확장한다.

E-GMP는 탑승객과 배터리 안전을 위한 신기술도 다양하게 적용됐다.

차량 전방의 충돌 에너지 흡수구간은 차체와 섀시 등 구조물의 효과적인 변형을 유도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대시보드 앞부분인 하중 지지 구간은 보강구조로 PE 시스템과 고전압 배터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특히 E-GMP는 모듈화 및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이어서 세단, CUV, SUV부터 고성능, 고효율 모델까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단기간에 전기차 라인업을 늘릴 수 있다.

빠른 가속력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고성능 모델은 100㎞/h 도달시간 3.5초 미만, 최고 속도 260㎞/h를 구현할 수 있다.

제조상의 복잡도가 줄어들어 생산효율이 높아져 수익성 개선으로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차세대 전용 전기차에 신규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 다양한 글로벌 충전 인프라를 고려한 세계 최초의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기술,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 등을 추가로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2025년까지 계획된 전동화 모델 44개 차종 중에서 전용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전기차만 23개에 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연간 100만대를 판매해 전기차 글로벌 최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처음 적용될 예정인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론칭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우선 선보인다.

기아차 역시 중장기 미래 전략 'Plan S'에 기반한 모빌리티 및 전기차 사업체제로의 혁신적 전환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에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CV와 고성능 모델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용 전기차 모델 7개의 스케치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행사 이후 진행된 Q&A에서 배터리 기술 내재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비어만 본부장은 "국내 배터리 3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독자적인 생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계속 3사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GMP 플랫폼을 다른 완성차업체에 판매할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이미 협력에 대한 문의 받았지만, E-GMP를 다른 완성차업체와 공유하는 것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플랫폼은 다른 회사의 플랫폼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차량이 출시되고 고객들이 E-GMP의 잠재력에 대해 알게 되면 협력에 대한 요청이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E-GMP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차 출시 계획도 내놨다.

비어만 본부장은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성능차 출시를 고려하고 있고, 기술도 가지고 있다"며 "현대차 고성능 N 라인뿐 아니라 기아, 제네시스도 고성능 버전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충전기술을 E-GMP에 장착하기 위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전진환 현대차 전동화개발실 상무는 "무선충전은 차량 쪽에서 받아줘야 하는 부분이 있고, 인프라로 바닥 면에 전기를 만들어서 전달해주는 통신부가 있어야 한다"며 "현대차그룹이 양쪽의 기술을 다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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