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100원 '빅 피겨(큰 자릿수)' 붕괴 직전까지 다가섰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12시 52분께 전일대비 6.00원 하락한 1,100.20원에 거래됐다.

1,100원 빅피겨에서 단 0.20원 떨어진 수준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연저점을 하회하는 동시에 장중 저가 기준으로도 2018년 6월 15일 장중 저가 1,087.30원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렸다.

이날 달러-원 환율에는 글로벌 리스크 무드, 위험 통화 강세, 수급 등 여러 환율 하락 요인이 일제히 겹쳤다.

모든 대외 재료가 달러-원 환율 하락 쪽으로 치우치며 일부 역외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한 숏 플레이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부양책 협의 재개로 간밤 뉴욕 증시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코스피 또한 2,670선에 육박하며 장중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로 뛰어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천5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위험 선호 심리가 무르익으며 유로화가 강세를 재개했고 유로-달러 환율이 아시아 장에서 1.208달러대로 올랐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6.542위안대로 하락하며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달러화 지수도 91.1선으로 내리며 2018년 4월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섰다.

수급상 네고 물량도 쏠리며 환율의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리스크 온(위험 선호)과 달러화 약세라는 큰 흐름에서 중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의 빅 피겨 붕괴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외환 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한 실개입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환율의 1,100원 빅 피겨 하향 여부는 오로지 당국의 방어 의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달러-원 환율은 1,100.20원의 저가를 기록하고 낙폭을 소폭 반납하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간밤 뉴욕장부터 다시 리스크 온 랠리가 시작됐다"며 "달러 약세도 심화하고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경제 지표도 좋게 나오면서 원화는 강세로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1,100원 하향 돌파를 시도할 수 있겠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저가 매수와 당국 경계에 하단 지지력이 워낙 강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리스크 온, 외국인 주식 순매수, 달러화 약세 등 모든 요인이 환율 하락을 가리키는 상황이다"며 "빅 피겨 방어는 당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장 초반부터 역외를 중심으로 한 숏 플레이가 주를 이루며 달러-원 낙폭 확대를 주도했다"며 "점심시간에 매도 포지션이 집중되며 1,100원에 근접했으나 당국 경계 개입에 환율은 오후 들어 장중 소폭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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