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내년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내년 반도체 가격과 매출이 모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데 이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시장 3대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최근 내년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1일(미국 현지시간) 크레디트스위스가 주최한 연례 기술 콘퍼런스에서 내년 1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가이던스를 기존 주당 0.32∼0.46달러에서 0.61∼0.65달러로 상향해 제시했다.

또 매출액 가이던스는 50억~54억달러에서 57억~57억5천만달러로 올려잡았다.

마이크론은 가이던스 상향 조정 배경에 대해서는 상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요 증가가 이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위축된 세트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올해 반도체 업계의 증설이 제한적이었던 데 따라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또 신규 메모리의 수율과 원가가 안정되면서 영업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마이크론은 공급 과잉 우려가 남아 있는 D램에 대해서도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D램 탑재처와 탑재량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 크게 성장하고,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주요 반도체 업체 40여 개를 회원사로 둔 비영리 업계 단체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이달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앞서 6월 제시했던 3.3%에서 5.1%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매출 전망도 6.2%에서 8.4%로 올려 제시했다.

WSTS는 내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4천694억3백만 달러(약 519조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작년 대비 1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제품군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와 광전자 제품의 두 자릿수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액이 올해보다 약 8.4% 성장할 것"이라며 "이외 반도체 제품들도 모두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내년 D램 가격이 1분기에 하락세를 멈춘 후 2~3월부터는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는 계절적 영향으로 올해 4분기 대비 0∼5% 소폭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서버용 D램 가격 하락세는 내년 1분기를 끝으로 이르면 내년 2월이나 3월부터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D램 가격은 코로나19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도 이미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가 발표한 11월 D램 고정가격은 대부분 전월 가격을 유지했다.

클라우드 기업들의 재고 여력이 많은 서버용 D램만 1.79% 하락하며 5개월 연속 내리막이고 나머지 D램들은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등 D램 제조사들이 이미 재고가 많은 서버 D램 생산 능력을 상당 부분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하반기 들어 서버 D램의 완제품 재고 소진이 빨라졌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 들어서는 서버 D램도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 2017∼2018년에 나타난 반도체 슈퍼 호황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고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D램 수요 증가율은 10% 후반으로 예상되는데 (제조사들의) 공급 증가율은 이에 못 미치면서 D램 가격이 내년 1분기 말부터 상승 전환해 슈퍼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며 "다만 낸드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공급 과잉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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