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의 1,000원대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에서 1,100원 이후 하단에 대해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1,100원까지 불과 1원도 남지 않았지만, 1원이라도 1,100원을 내려서느냐에 따라 향후 추가 하락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3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달러 약세, 이로 인한 위안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원 환율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레벨이 투자 심리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점도 추가 하락에 대한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이들은 당분간 연말 피로감과 빅피겨 부담에 1,090원 부근에서 숨 고르기를 하며 새로운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리스크온 분위기에 유로와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다"며 "달러-원도 1,100원 지지선이 뚫릴 수 있겠지만, 계속 하락 압력을 받기보다는 다음 지지선을 찾을 듯하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1,100원이 심리적으로 큰 지지선의 느낌이지만, 막상 1,100원 아래로 내려가면 몇 원 차이 없다"며 "최근 미국 부양책이나 달러 약세 등으로 달러-원 하락 분위기가 만들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1,090원 부근에서 다음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며 "네고물량이나 역외 매도에 낙폭이 커질 수 있겠지만, 당국 경계에 속도 조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말 중공업체들의 수주가 몰려나오면서 대기하는 네고물량이 많은데 이 물량들이 환율 하락을 가속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대량 순매수 관련 물량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료다.

A 딜러는 "중공업체들의 수주물량이 대기하고 있는데 쏟아져 나온다면 환율이 무섭게 내려갈 수 있다"며 "그래서 섣불리 내놓지 못하는 것 같은데 업체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속도 조절을 하겠지만, 수급이 쏟아져 나오면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도 "큰 수출업체들은 처리할 물량이 있는데 레벨이 낮다고 처리를 안 할 수 없어 원화 자금이 필요한 곳은 달러 매도를 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들도 1,100원대 후반부터 투자목적의 달러 매수를 많이 해온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빅피겨를 돌파한 후에는 순간적인 쏠림이나 통화옵션 등이 나오면서 20~30원 정도 더 가는 경향이 있다"며 "1,080원까지도 열어는 두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위안화의 충분한 강세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외환 당국의 속도 조절에 쉽게 하락 추세를 형성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C 딜러는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6.5위안대 초반까지는 내려와 줘야 당국 입장에서도 자연스럽게 1,100원 아래를 인정할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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