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 하원이 수백 개의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퇴출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지만, 양국의 금융관계에는 상징적 타격을 입히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이 법안이 10년 전 논의됐을 때와는 달리 중국 기업들의 자금조달 능력에는 실질적 충격을 입히지 못할 것이라고 매체는 진단했다.

미 하원은 미국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지 않는 기업을 증시에 상장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2010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시선을 끌었을 때는 홍콩과 중국 본토와의 교차거래 제도인 후강퉁과 선강퉁이 출범하기 전이었다.

올해 본토 A주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투자비중은 사상 최고치로 높아졌다.

지난 11월말 기준 투자금액은 3천540억달러(약 388조원)에 달해 전년대비 65% 증가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미만이어서 더 확대될 여지는 상당하다.

매체는 결국 이 법안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홍콩증시에 의존하게 돼도 지나친 제약을 받거나 피해를 입을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주요 투자자들은 홍콩에 대부분 거점을 두고 있으며 미국 증시에서 퇴출당해도 홍콩증시에 2차 상장한 중국 기업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홍콩증권거래소(HKEX)의 주가가 연초 기준 50% 이상 오른 것이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MSCI 신흥시장지수에도 본토에 상장된 A주가 포함돼 있으며 과거보다 중국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이 지수에서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3% 정도로 7년 전만 해도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 정부 역시 더 많은 자국 기업들이 본토에 상장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당초 뉴욕증시에 상장한 8개 중국기업이 홍콩에 2차 상장을 했다. 이들 기업의 시총은 1조달러에 달한다.

법안은 또한 3년 연속 감리를 통과하지 못한 기업을 상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이 대비할 시간도 충분하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회계기준의 불투명성을 없앤다는 점에서 필요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금융적 야심'에는 어떤 거대한 충격을 가하지 못할 것이며 미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살 방법은 다양하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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