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국의 경기 재정부양책이 연내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조기 보급 전망도 달러화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03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503엔보다 0.465엔(0.44%)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2148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017달러보다 0.00463달러(0.3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41엔을 기록, 전장 126.46엔보다 0.05엔(0.0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1% 하락한 90.723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의 위험선호 현상은 거침이 없다. 달러 인덱스는 2년 반만의 최저치를 사흘 연속 갈아치우고 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0달러가 위로 뚫린 데 이어 1.21달러 선도 내줬다. 영국 파운드화도 전날보다 0.72%나 상승한 1.34631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화는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 등을 반영하면서 지난 9월에 1.27달러 수준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중국 위안화도 호가가 달러당 6.53 위안까지 낮아지는 등 위험 통화의 강세가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재정부양책이 의회를 통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진전된 입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상원의 초당파 의원들이 제안한 9천8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도 설득력을 얻을 전망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민주당)이 전날 상원의 초당파가 제시한 재정 부양책을 협상의 기초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협상 파트너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진전된 입장을 나타냈다. 매코널은 "민주당 지도자들이 선의로 행동하겠다는 새로운 의지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전날 하원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달러화 약세에 힘을 보탰다. 파월 의장은 더는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경제에 상당한 부양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등으로 연준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만기 구조를 장기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

전날 영국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데 따른 파장도 이어지고 있다. 연내 백신이 보급이 가시화된 데다 영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긴급 심사 결과 발표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시대에도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여전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외환시장에 대한 파장은 제한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날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나 고율 관세 등을 즉각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사를 표시했다. 외환시장은 대중 강경 노선이 이어질 수 있지만 결국은 바이든 정부가 미중 관계를 정상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0일 열리는 통화정책 정례회의에서 유로존에 대한 추가 부양책을 제공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유로화 강세를 돌려세우지 못했다.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는 등 마땅한 정책 수단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진단되면서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는 시장 전망치보다 양호했다.

지난달 2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3주 만에 감소해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7만5천 명 줄어든 71만2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78만 명보다 적었다.

LMAX 그룹의 시장 전략가인 조엘 크루거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는 시장이 계속해서 긍정적인 면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하방 리스크를 계속 떨쳐내고 백신과 재정부양책 관련된 긍정적인 진척 상황에 굳어져 있다"면서" 연말이 다가올수록 연준과 미국 행정부의 메시지와 소통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ECB가 추가 환율 상승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이치방크의 전략가들은 유로-달러가 내년 말까지 유로당 1.3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ING 전략가들도 "유로-달러의 움직임은 유로화의 동력이 아니라 달러 약세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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