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의회의 재정부양책 도출을 경계감 속에서 주시하며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9bp 하락한 0.91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1bp 내린 0.15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9bp 떨어진 1.66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78.4bp에서 이날 74.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의 경기를 떠받칠 재정지출 확대 법안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아직 명확한 게 없는 데다,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해 미 국채 값은 부양 기대에 따른 최근 급락분을 만회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대선 이후 처음으로 신규 부양책과 관련해 직접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코로나19 부양책 협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매코널 대표는 5천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적합하다는 입장을 아직 공식적으로 변경하지는 않고 있지만 "타협이 손에 닿는 위치에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일에는 펠로시 하원 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일부 상원의원이 초당적으로 제시한 재정 부양안을 지지했다. 2조2천억 달러를 추진해온 민주당 의회 지도부가 9천80억 달러의 초당적 부양안 규모를 협상의 기초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상당한 타협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 여야는 올해 초 3조 달러 부양안을 의결했으나, 추가 부양책 규모를 두고 수 개월간 교착상태를 이어왔다.

코로나19 백신이 효과를 내 경제 활동이 정상화할 때까지 경기 악화를 막아줄 처방이 도출될 수 있다는 기대에 12월 들어 장기물 위주로 국채 매도세가 강해졌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전일까지 이틀 동안 10bp 이상 상승한 만큼 레벨 부담도 커졌다.

백신이 보급될 때까지 경제 회복을 지원할 정부 지출은 절박한 상황이지만, 아직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악화일로다. 미국의 코로나 전체 환자는 1천300만 명을 넘긴 지 엿새 만에 1천4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일 입원 환자 수는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서고 하루 사망자도 4월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주요 제약사들이 앞다퉈 백신을 내놓고 있지만, 한겨울이 다가오면서 위기감이 감돈다.

시장 참여자들은 오는 4일에 발표될 11일 고용보고서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업률이 6.8%로 떨어지고, 비농업 고용은 46만9천 명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한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리지오 선임 채권 트레이더는 "최근 변동성은 시장이 경기 부양의 결실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며 "미 정치권에서 구체적인 것을 봤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을 지금 움직이는 가장 큰 부분은 의회가 도출하려는 부양 패키지"라며 "더 작은 패키지가 예상되는데, 양측에 많은 긴장이 있으며 어느 한쪽이 얼마나 확실히 양보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강조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금리 대표는 "완만한 고용 증가가 이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팬데믹의 상황에서 우리에게 제시하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다시 말해 완만한 고용 증가는 플러스 방향을 지속하고 그 방향으로 움직이는 한 그 자체로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뉴빈의 앤더스 퍼슨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업청구자수는 다소 이벤트가 되지 못했으며 11월 고용보고서가 2020년 마지막 가장 큰 경제지표가 될 것"이라며 "시장은 경제적 관점에서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더 영향력 있는 동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냇웨스트 마켓의 브레이크 그윈 미 금리 전략가는 "좋은 고용보고서가 나오면 경제를 돕기 위한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추진해야 하는 절박함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주 미 재무부가 560억 달러의 3년물, 380억 달러의 10년물, 240억 달러의 30년물 국채 입찰에 나서는 데 이 입찰 규모가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대부분의 수요는 건재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부 이견이 여전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수조달러의 재정 부양 패키지 주장에서 양보한 만큼 올해 부양책에 합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의 추정으로는 7천억 달러의 재정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분석가들은 이날 단기물 국채수익률이 내년 제로에 거래될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은 "단기물 공급 감소, 적립금 대폭 증액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연준이 단기물 금리 통제력을 잃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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