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당 원화 가치가 2년 6개월 만에 1,000원대로 떨어지며 달러-원 환율이 분수령을 맞이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환율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4일 연합인포맥스가 인터뷰한 팀장급 이상의 베테랑 딜러들과 외환 주포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 속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어느 수준까지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렸다.

일부 딜러들은 올해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부터 꾸준히 레벨을 낮춰온 만큼 달러화 약세 반영이 어느 정도 마무리 수순에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해외 IB를 중심으로 글로벌 달러화의 가치가 수십퍼센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1,000원 부근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에서 제기됐다.

◇A 딜러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서면서 크리티컬한 선에 다가갔다. 전반적으로 달러화 약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 심리가 계속 개선되고 있고,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은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추가 급락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도 그렇고, 지난 10여 년간 환율이 이 레벨에서는 아래로 크게 빠지기보다는 위로 치솟았던 적이 많다. 환율이 이 레벨에서 하락한다면 최대 40~50원 빠질 수 있겠지만, 다시 반등해 튀어 오른다면 100원 이상 오를 수도 있다고 본다. 그간 달러-원 환율이 바이든 후보자 당선에 따른 미중 무역 갈등 완화에 기반해 레벨을 크게 낮췄는데, 실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고 무역 상황이 크게 완화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리스크 오프가 올 수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대감으로 금융시장이 랠리를 보여왔는데, 백신과 관련된 부정적 소식이 있으면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단기 하단 지지선은 1,070원 정도로 본다.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1,050원까지 저점을 보고 있다.

◇B 딜러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다른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위안화와 원화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원화 강세는 코로나19 사태 속 한국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는 인식 등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바이든 후보자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무역 갈등 약화 기대가 반영됐다.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뚫렸는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계속 순매수하는 것을 보면 원화 수요가 많은 것 같다.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환율 하락세는 거의 마무리 된 것 아닌가 싶다. 연중 1,200원대부터 내려왔는데 환율 하락기 동안 시장의 포지션도 많이 소화됐고, 추가로 숏을 잡을 만한 매력도도 많이 떨어졌을 것 같다. 또 환율 1,100원이 붕괴됐으나 하락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는 않다. 연말이라 포지션을 크게 가져갈 유인도 없다. 환율은 1,080~1,090원 수준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 같다. 그러나 시장은 결코 뜻대로 되지는 않는 만큼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C 딜러

사람들이 달러를 샀던 이유는 금리 유인과 미국 자산 시장이 다른 시장을 아웃퍼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는 그 두 요인이 모두 없어진 상황이다. 이 이유로 글로벌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를 사지 않고 있고, 환 헤지도 나오면서 달러가 약해지고 있다. 내년 미국의 재정 적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다. 달러화 지수의 하락세는 반 이상은 온 것 같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상승 오버슈팅을 배제하면 1,160원 정도부터 꾸준히 내려온 셈인데 달러-원 환율의 적정 프라이싱은 1,100원 정도 같다. 그러나 하락 모멘텀이 잡힌 만큼 환율이 1,050원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수도 있으나, 추가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 딜러

전방위적인 달러화 약세, 아시아 통화 강세와 리스크 심리,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은 계속 아래쪽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달러 약세, 리스크 온 트렌드는 지난 몇달 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어진 큰 틀이다. 1,100원 붕괴는 시간 문제 였던거 같고 중기적으로 아래로 봐야 한다. 그러나 당국의 속도 조절 의지가 있기 때문에 급격한 폭락장이나 패닉성 셀(매도) 장은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동시에 1,100원이란 빅 피겨가 깨졌고, 1,100원을 당국이 내줬다는 것은 아래쪽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레인지를 1,080~1,100원으로 한 칸 낮춰 잡아야 할 것 같고, 환율은 하단을 천천히 테스트하는 방향으로 내려갈 것 같다.

◇E 딜러

일부 글로벌 IB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할 경우 달러화의 가치가 현 수준보다 20% 가까이 빠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향후 1년간 달러화 가치가 10%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보면, 내년에는 1,000원대 초반까지 전망을 열어둬야 할 것 같다. 환율 향방에 대해 시장의 갑론을박이 있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이 달러화 약세를 예상하는 상황이 아니라 뷰가 갈렸을 때 환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올해 들어 1,100~1,200원 수준에 익숙해져서 환율 급락이 크게 느껴지지, 1,000원대 초반 환율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충분히 갈 수 있다고 본다. 또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환율이 떨어진다고 수출이 안 된다는 식의 원칙적인 논리는 지금 상황에서는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는 것 같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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