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우리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대처하고 경제지표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선방하면서 외국인들의 증권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동학개미들에 이어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최대 매수처로 급부상하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으나 외환당국의 입장에서는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곤두박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화 강세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들의 결과이나 환율 변동성 확대와 모처럼 살아나는 수출에 미칠 영향 등은 여전히 부담이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시13분 현재 2,728포인트로 전날보다 1.18% 정도 상승했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코스피지수는 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의 중심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있다.

외국인은 지난 11월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9천844억원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지난 9월과 10월에 5천947억원과 9천768억원 순매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4천106억원을 담으며 '바이(Buy) 코리아' 움직임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주식을 챙기는 이유는 펀더멘털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는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지난 10월 경상수지 흑자는 116억6천만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2017년 9월(123억4천만달러) 이후로 가장 크다. 1980년 1월 이후 역대 세번째 규모다. 흑자 실현은 지난 6월부터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국제기구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제를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와 비교해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주요 20개국(G20)에서는 중국(1.8%)에 이은 두 번째다. 코로나19 이전으로 성장궤도를 회복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주가도 고공행진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외환당국의 속내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아 보인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렬에 달러-원 환율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1,083.00원까지 낮아졌다. 전일보다 14.00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전날 2년 6개월 만에 1,100원을 깬 것도 모자라 하락폭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1월 이후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집중 등이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이번주 들어서 하락 압력이 심화한 것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부각되면서 역외 중심의 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도 최근 달러-원 환율은 수급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 11월부터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원화는 4.64% 절상됐다.

러시아 루블(+6.90%), 호주 달러(+5.74%)보다는 작지만 인도네시아 루피아(+4.41%), 캐나다 달러(+3.59%), 중국 위안(+2.39%), 말레이시아 링깃(+2.17%), 필리핀 페소(+1.06%), 일본 엔(+0.68%), 홍콩달러(+0.01%) 등과 비교하면 크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9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환율이 강세로 지속하다 보니 최근에는 수급 상황보다는 심리적으로 한 방향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환율 움직임은 과도하다"며 "경제주체가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단기간에 환율이 급변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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