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월가 전문가들은 2018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거래되는 달러 가치가 내년에도 추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CNBC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0.68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 102선을 넘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올해 들어 6% 정도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오자 주식시장과 다른 위험자산 군으로 투자자들이 몰렸고, 안전 피난처로 여겨지는 달러는 주요 10개국 통화에 하락했다.

전일 유로와 파운드는 달러에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위스 프랑은 거의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백신 진전, 조 바이든 대선 승리, 미 정치권의 코로나19 부양 패키지 가능성, 전례 없는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조 등이 더해져 2021년 리플레이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강해지고 있어 분석가들은 달러에 추가 하락 모멘텀을 예상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레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미국 경제가 뜨거워지는 것을 용인해 2021년까지 달러가 추가로 5~10% 하락할 것"이라며 "유로-달러는 1.25달러에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레제스키는 "아마 이제는 '달러는 우리의 통화지만, 그것은 너희의 문제'라는 미국의 전 재무장관의 말을 듣기 시작할 것"이라며 오는 10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회의에서 이런 단어들이 울려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ECB에 좋은 소식은 달러 약세가 아시아를 포함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거래 가중 유로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정도"라며 지금까지의 큰 승자는 노르웨이 크로네, 뉴질랜드 달러, 브라질 헤알 등 베타가 크고 변동성이 높은 통화였다고 진단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나스 골터만 선임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달러 하락과 증시 랠리는 지금부터 둔화할 수 있지만, 이들의 강한 역 상관관계는 확고하게 유지된다"며 "지난 한 달 동안 주가와 달러의 상대적인 움직임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글로벌 경제 회복이 약달러와 주가 강세 사이의 강한 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배경"이라며 "전세계 정책 금리와 국채수익률이 금융위기 이후와 비슷하게 낮은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팬데믹 발생 이후 위험 심리 상승으로의 전환이 달러 움직임에 더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2013년 테이퍼 탠트럼 이후에만 이는 바뀌었고, 연준이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위험 선호와 달러의 관계가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테이퍼 탠트럼'은 연준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는 사실을 알고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진 기간을 말한다. 미 국채수익률은 급상승했다.

골터만은 "전세계 많은 지역에서 정책금리와 국채수익률이 적어도 몇 년, 어쩌면 훨씬 오래 유지될 것으로 다시 한번 잘 고정될 것"이라며 "백신이 얼마나 빨리 출시되는지와 관계없이 위험 선호가 달러를 움직이는 주요 동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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