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주춤했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15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말 대비 10.06% 올랐다.

이달에도 전셋값이 오름세인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올해 전셋값 상승률은 이미 2011년 이후 가장 크다.





2011년은 부동산 경기 침체, 유럽발 재정위기 등이 겹치며 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대신 전세로 몰렸던 시기다.

올해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전세시장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 가격 상승의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서울 전셋값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전월 대비 상승률이 높지 않았으나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신고제 등 임대차 2법 개정안이 시행된 7월 이후 상승폭이 급등했다.





인구 이동이 늘어나 새로운 주거수요가 많아진 것도 전셋값 상승을 부추겼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10월 기준) 총전입자 수 증가율은 전국이 9.1%, 수도권이 9.9%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매매를 기피했던 2011년과 달리 올해는 차라리 집을 사자는 움직임이 일어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다.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 규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에 따른 이중가격 형성 등 구조적으로 전세 공급이 늘기 어려운 가운데 전세난에 지친 임차인들이 매매로 전환하면서 매매와 전세가격 동반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1월 누계로 11.59% 올랐다.

12월 상승분까지 반영될 경우 아파트값 상승률은 2018년 상승률인 13.56%를 넘어 2005년 24.11% 이후 최대폭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공시가격 상승과 보유세 인상 등으로 매수 부담이 커진 강남 아파트보다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이 2.23%포인트(p) 높았다.

지난달까지 노원구 아파트값이 19.02% 올랐고 강북구는 15.02% 상승했지만 강남구(7.91%), 서초구(6.30%) 등 고가 주택이 많은 자치구의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베이비부머 등 고가 주택 보유자는 (규제 부담에) 추가 매입이 어렵다"며 "30대 중심으로 매매시장이 형성되면서 중저가 위주로 매매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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