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고용지표 부진 등을 반영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준 마감일이 지나고선 은행들의 자금 집행이 기대되는 점도 강세 재료다. 미국 경기 부양책 등 글로벌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장기보다는 단기 쪽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채선물 롤오버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시장의 움직임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외국인과 개인의 거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행보는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1조8천500억 유로로 5천억 유로 증액하고 운영 기간을 연장했다.

ECB는 또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III) 등 대출 프로그램 관련해서도 운영 기간의 연장 및 내년 새로운 프로그램의 도입 등을 결정했다.

ECB는 이번 결정을 두고 "팬더믹 기간에 긍정적인 금융 여건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 증권은 여기서 '보존(preserving)'이 키워드라며 추가 완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각 등에 미국 주식 등 금융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각각 전장보다 0.23%와 0.13%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0.54% 상승했다.

미국 금융시장에는 고용지표 부진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3만7천 명 늘어난 85만3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73만 명보다 훨씬 많았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이에 따른 봉쇄 조치에 경기둔화가 지표로 확인된 셈이다. 경기 부양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나온 결과라, 우려를 더 했다.

이에 뉴욕 채권시장은 강세를 나타냈다. 전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48bp 하락해 0.9071%, 2년물은 1.19bp 내려 0.1369%를 나타냈다.

미국 부양책 관련 불확실성은 이어졌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장은 부양책 협상에 진전이 있다며 낙관적인 발언을 내놨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초당파의 부양책을 상원 공화당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협정 협상이 평행선을 그리며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이어진 점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날 장중에는 국고채 50년 입찰이 3천500억 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엔드 유저가 거의 바로 받아 가는 50년물의 성격을 고려하면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장 마감 후에는 내년 국고채 발행계획이 공개된다.

최근 국내 채권시장의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은 모양새다. 각자 다른 전망을 토대로, 내년 운용을 포석으로 한 거래가 유입되면서 장이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한가했던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다. 대규모 국고채 발행에다 가파른 경기 반등 전망에도 힘이 실려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개인의 국채선물 매도는 손절성으로 해석됐다. 이들의 거래를 두고 시장에서는 '라이언 일병(개인) 구하기' 프로젝트로 언급되기도 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087.5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7.70원) 대비 0.20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CB 자산매입 규모, 출처:노무라증권, ECB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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