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글로벌 지수제공업체들이 미국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 기업을 주요 벤치마크 지수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시장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년 1월11일부터 미국 투자자들이 중국군과 관련을 맺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금지되고 지수업체들이 일부 지수를 재구성함에 따라 연말 주가 강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전망했다.

4조3천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지수에 기반해 투자하는 미국 뮤추얼펀드는 추적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수업체들의 움직임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35개 기업의 시장가치는 약 3조위안(미화 4천580억달러)에 이른다.

MSCI와 FTSE러셀, S&P 다우존스 인디시즈(DJI)의 A주 지수에서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97%, 1.9%, 2.01% 수준이다.

지수업체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의 계열사도 지수에서 제외하는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혼선이 있다.

홍콩 소재 앰플 캐피털의 엘렉스 웡 디렉터는 "지수업체의 리밸런싱(지수 조정)은 아직 가장 파괴적인 형태는 아니다"라면서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엄청나게 중요한 기업들은 제외하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가 중국해양석유(CNOOC)나 차이나모바일을 퇴출하기 시작하며 우리는 더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블랙리스트가 아니었다면 중국 증시는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였을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대형주 중심의 CSI 300지수는 올해 19.4% 올랐다. 지난 3월말 이후로는 32.6% 올라 강한 흐름을 보였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A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올해 남은 기간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은 정책 긴축 메시지와 블랙리스트 추가와 같은 미·중 갈등 고조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모건스탠리는 말했다.

지금까지 FSTE러셀과 S&P DJI가 오는 21일부터 8~10곳의 중국 기업을 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MSCI는 조만간 이와 관련한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SCMP에 이메일을 통해 말했다.

차이나 르네상스증권은 두 가지 추세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중국 국유기업이 본토 주가지수에서 IT 사기업에 밀리는 것과 홍콩이나 글로벌 지수 등 다른 시장에서 경쟁업체에 밀리는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의 브루스 팡 매크로 헤드는 "블랙리스트가 중국의 공업 국유기업으로 대부분 구성돼 있다는 것이 가장 취약한 점"이라면서 "이는 다른 신흥시장 주식에 긍정적일 것이다. 글로벌 펀드들이 중국에서 다른 시장으로 투자를 돌릴 수 있고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헤지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1시 1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