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600억원 금융기관 대출 연장 실패
쌍용차 전체 임원 일괄 사표…"조기 회생절차 취하 노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금을 갚지 못한 쌍용자동차가 결국 법정관리의 길을 선택했다.
쌍용차는 21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쌍용차 이사회는 이날 오전 평택 본사에서 법인회생 절차 신청을 결의했다.
쌍용차는 2009년 1월 이후 11년만에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
쌍용차는 JP모건 등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600억원대의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산업은행 등 국내은행에서 빌린 1천억원 가량의 대출금도 연체 위기에 몰리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했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외국계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 원리금 약 600억원을 연체하고 있다.
여기에 이날 산은이 쌍용차에 대출한 900억원의 만기일이 돌아왔지만, 갚을 능력이 없는데다 산은 역시 외국계은행의 연체를 해결해야만 만기 재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채권단의 당장 유동성 해결 방안이나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수년전부터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여기에다 올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금융권 대출금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3분기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당했다.
쌍용차는 올 4분기에도 감사의견이 나오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쌍용차는 3분기 기준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2천241억원에 달하고, 3분기에도 1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부산물류센터, 구로서비스센터 등 팔 수 있는 자산은 이미 모두 매각한터라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길도 없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며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새로운 투자자 찾기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와 협장 중이나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인드라는 지난달 10일 실적발표에서 "쌍용차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산은이 '대주주가 고통을 분담하는 만큼 지원한다'는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2009년 당시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이 같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회생절차개시 보류기간 동안 채권자 및 대주주 등과 이해관계 조정에 합의하고,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새로운 투자자와의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만기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면서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프로그램)도 동시에 접수함으로써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쌍용차 문제로 협력사와 영업네트워크, 금융기관 그리고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매우 송구스럽다"면서 "긴급 회의를 통해 전체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더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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