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2일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과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이 공동 주최한 '대한항공 인수합병 쟁점과 과제' 비대면 유튜브 온라인 토론회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권 교체가 불가능해졌다"며 "자력으로 지배권 교체가 어려워 3자 주주연합이 주식 가치에 중대한 손상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다른 소액 주주들도 지배권 교체 기대 이익을 침해받았으며, 한진칼의 10%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이 주요 경영사항의 비토권을 쥐게 돼 과도한 특혜를 가지게 된다"며 "주주 평등을 위배해 주주들의 의사 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주들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인수·합병(M&A)을 진행했는데 주총을 거치든지 3자 주주연합도 참여시켰어야 했다"면서 "밀실 합의와 투자합의서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주주와 납세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은의 자금 투입은 기간산업으로서 경제에 파급력이 큰 한진그룹을 지원하는 것이므로 각 계열사의 주주와 이사회, 근로자 등은 물론 연관 산업의 이해관계자들과도 대화하고, 의견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주주의 동의와 이사회의 합의로서 가능하므로 이들과의 대화는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며 "시장의 동의를 구하기 위한 신뢰와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결권 행사 및 임원 추천 기준을 미리 공개하고 주총 전 내용과 사유도 공개해 주주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투자합의서 이행 성과를 한진그룹에서 상세히 공개하게 함으로써 정보의 진실성을 높이고, 시장의 효과적이고 폭넓은 점검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불가 가능성과 합병의 효율성이 주요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합병은 항공사 간 결합으로 수평 결합에 해당하며, 수평 결합은 사업자 수 감소를 초래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획득하거나, 줄어든 경쟁자들과의 공동행위가 용이해진다"면서 "항공운임이나 노선 등에서 시장 남용행위를 하거나 공동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을 중심으로 공정위에서 경쟁 제한성을 판단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기업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와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이 회생 불가 기업에 해당하므로 예외적인 허용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M&A를 통해서만 가능한 항공산업 구조 개편의 실현 가능성 및 경제적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 항공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경민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산업 영업환경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이며, 국토부는 항공 당국 차원에서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허 과장은 "통합 항공사가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항공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안전 및 소비자 피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도 했다.

최동선 산은 기업금융2실장은 "글로벌 지위 향상 및 인천공항 점유율 확대로 신규 노선 개발과 해외 환승 유치 등 외형 성장 및 규모의 경제가 기대된다"며 "노선 운영 합리화로 수익을 증대하고 정비비와 조업비 등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등 통합 시너지 창출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시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정책자금 투입 규모를 최소화하고, 정책자금 회수율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국내 소비자는 중복 노선 통폐합 및 신규 노선 개발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마일리지 통합 사용 등으로 편익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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