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의 '외국회사문책법'이 중국 기업을 미국 시장에서 이탈시켜 미국 주주들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외국회사문책법은 미국 증시에 상장 중인 외국 회사에 미국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 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하면 거래가 금지되도록 규정한 것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기업을 퇴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이달 초 하원에서 가결한 외국회사문책법에 서명했다.

미국 코넬대 SC 존슨 경영대학원의 앤드류 카롤리 교수는 외국회사문책법의 조건을 만족하는 중국 기업마저도 미국 자본시장이 중국 기업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미국증시를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 걱정은 여러 중국 기업이 외국회사문책법 때문에 미국 환경이 예상보다 덜 우호적이라고 판단하고 이탈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투자자들도 좋은 기업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을 차단하는 것은 너무 뭉툭한(blunt) 수단"이라고 말했다.

카롤리 교수는 회계 스캔들 여파로 공시 요건을 확대했던 지난 2002년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이 나왔을 때도 주가가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외국 기업 등록 취소 사태 등이 발생했다면서 외국회사문책법도 동일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PCAOB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돼있는 중국 및 홍콩 기업 수는 202개이며 전체 시가총액은 1조8천억 달러에 달한다.

PCAOB 등록 법인인 마컴번스타인앤핀척의 드류 번스타인 파트너는 외국회사문책법에 따르면 공산당과의 관계를 공개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경제 및 산업 정책 결정에 있어 공산당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중국 기업 입장에서 외국회사문책법을 침해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번스타인 파트너는 "국영기업이나 민감한 분야의 기술 기업 같은 경우는 중국 국내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는 선택지도 가지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올해 미국증시에 상장돼있는 중국 기업들이 홍콩이나 중국에 2차 상장을 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212억 달러다.

2018년 9억200만 달러, 2019년 129억 달러와 비교했을 때 대폭 늘어난 것이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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