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이 드디어 통과됐지만, 변종 등 팬데믹에 따른 활동 제약 확대 우려가 고조돼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4bp 하락한 0.917%를 기록했다. 장중 0.882%까지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내린 0.119%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1bp 떨어진 1.652%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81.8bp에서 이날 79.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의회가 전일 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부양책에 합의하고, 하원과 상원에서 잇따라 가결됐지만,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를 자극하지 못했다.

오랜 기간 기다려온 부양책보다 투자자들은 당장의 팬데믹 현실을 더욱 우려하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 변종이 백신에 내성을 보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부양책에는 개인에 직접 현금 지원을 포함해 실업보험 수당 추가 지급, 소기업에 대한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 등이 모두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 남아 힘든 겨울부터 내년까지 향후 몇 개월 동안 경제를 지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부양책 통과 기대가 어느 정도 선반영된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 부양책 효과는 극히 제한되고 있다.

영국에서 새롭고, 더 전염력이 강한 변종 코로나19가 발견되고 변종의 빠른 확산을 막기 위해 여행 제약 조치 등을 내놨다. 영국이 이미 사회적, 기업 활동에 새로운 제약을 둔 만큼 다른 국가도 이 단계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에서 팬데믹이 코너를 돌았다는 어떤 조짐도 나타나지 않아 투자자들은 안전 피난처인 국채로 몰리고 있다.

영국 브렉시트를 둘러싼 무역 협상도 안전자산 선호를 높이는 요인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향후 9일 이내에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영국은 1월 1일 노딜 브렉시트를 맞게 된다. 양측은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33.4%로, 앞서 발표된 잠정치와 속보치인 33.1% 증가와 비교해 개선됐다. 이미 알려진 3분기보다 시장은 4분기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2월 경제를 보는 소비자들의 관점은 11월에 비해 나빠졌고, 시장 예상도 하회했다.

추가 재정 지출, 초완화적인 연준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최근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올랐고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150달러 규모의 5년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에서는 2.86배의 응찰률 등 탄탄한 수요가 확인됐다.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5년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5년 BER는 1.91%로, 전일의 1.88% 저점에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불을 지핀 경제 회복 기대에 당장의 어려움이 균형을 맞추며 미 국채수익률이 단기적으로 비교적 타이트한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고,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치 역시 국채수익률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다.

라보뱅크의 필립 마리 선임 전략가는 "영국을 통해 퍼지고 있는 매우 전염성이 높은 신종 코로나19는 계속해서 시장 심리를 악화하고 있다"며 "백신이 도착하고 있지만, 탈출로 가는 길은 어둡고 험난하다"고 말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대표는 "새해가 시작됨에 따라 더블딥 침체를 충분히 피할 수 있을지는 필수적인 논쟁"이라며 "1분기까지 이런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주파 지표는 고용시장의 움직임의 맥락이 어떤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불확실성과 우려의 요인이 있지만, 내년과 관련해 몹시 두려운 것은 어떤 것도 감지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분석가들은 "시장은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 더욱 엄격한 봉쇄로 인한 위험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며 "동시에 부양책은 투자자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 국채시장 유동성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번주 크리스마스 연휴 전 많은 트레이더가 휴가를 떠나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시장은 오는 24일 2시에 조기 폐장하고, 25일에는 휴장한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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