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변 후보자의 도덕성과 과거 언행 등을 두고 맹공을 퍼부었다.

변 후보자는 자신이 했던 발언과 행동에 거듭 사과를 하면서 몸을 바짝 엎드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장으로 향하는 국회 복도에서 '(구의역) 김군의 희생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한 데 이어, 인사청문회 시작 전부터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변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했다.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도 갖추지 못했으며, 나아가 '영혼은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며 "변 후보자는 즉시 자진사퇴하고, 용기가 없다면 임명권자가 즉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송석준 의원은 "지난 4일 후보자로 지명된 뒤 11일 대통령 행사에 참석하고 18일에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했으며 (22일에는) 특정 정당에 찾아가 사과를 했다"며 "마치 이미 장관이 된 것 같다"고 공격했다.

국토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등이 정책에 대해서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여야가 날을 세우면서 인사청문회는 예정보다 40분 늦게 시작됐다.

변창흠 후보자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부터 하며 인사청문회를 시작한 데 이어 여야 가리지 않고 지적된 구의역 사고 발언에 대해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변 후보자는 "4년 전 건설현장과 다른 노동현장 구조를 잘 모른 채 (김군) 사례를 들어 피해자와 유족, 그리고 비슷한 위험 노동에 종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하고 상처를 드린 부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본질의에서도 야당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질타하면서 사과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사과가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동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임시방편으로서의 사과가 아니고 공직수행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공적 측면의 배려, 어려운 사람들의 배려로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변 후보자의 사과에 대해 "그런 사과로는 안될 것"이라며 "차별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중요한 정책결정 자리를 내줘서는 안 된다. 사람이 먼저라는 국정철학을 내건 정부에서는 더더욱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민심이다"라고 지적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게 사실인 거 같다. 더 반성하면서 사과하고 그만큼 마음의 빚진 만큼 국민 안전, 생명 살리는 데 최선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상훈 의원은 후보자 딸의 인턴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내 자식은 부모가 직접 종사하는 기관의 봉사활동 스펙 부여하는데 남의 자식이 처한 절박한 근무환경을 도외시하는 발언을 대비하니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변 후보자는 "고교 입시지원서 초안에만 쓰이고 실제로 제출되지 않았으며 해당 고교에는 떨어졌다"며 "관련 의혹은 딸이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만든 블로그를 뒤져서 보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능력 검증하는 자리다. 중학생이던 후보자 딸 친구들이 썼던 블로그 글을 찾아내 공격하는 것은 위원회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엄호하기도 했다.

변 후보자는 구의역 사고 발언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를 하면서도 그 외 의혹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변 후보자는 SH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재직 당시 유관 단체와 지인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특정 업체와 계약하라고 지시한 바 없다. 유찰이 되거나 경쟁업체가 없으면 수의계약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부인했다.

그는 "SH공사 사장 때 강력한 개혁 정책을 수행했는데 반대가 있었다"면서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는데 몇 년째 시달리고 있는데 떳떳하게 자신을 밝히고 비판하면 얼마든 받아들이겠지만 숨어서 비판하는 부분은 힘들다"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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