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다소 진정되면서 소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백신이 본격 보급되면서다.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무역 협상에서 진전이 있다는 소식도 위험통화에 대한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됐다.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전형적인 연말 장세가 거듭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3.51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3.673엔보다 0.157엔(0.15%)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77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569달러보다 0.00204달러(0.17%)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03엔을 기록, 전장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6% 하락한 90.438을 기록했다.

브렉시트 협상의 마지막 걸림돌인 어업 부문에도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위험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EU와 영국 간 미래관계 협상의 EU 측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에게 협상 상황을 브리핑하기 전 "우리는 정말로 중대한 순간에 있다"면서 "우리는 마지막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 ITV의 정치 담당 기자 로버트 페스톤은 어업권 관련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날 영국과 EU 사이의 미래관계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에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0.65% 상승한 1.34500달러에 거래됐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 백신 1억 도스(1회 접종 분량)를 내년 7월까지 추가로 미국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파장도 감지됐다. 이번달 초 화이자 백신이 긴급사용 승인을 얻은 뒤 이미 확보된 1억 회분의 백신 등이 미국 전역에 배포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은 의외의 암초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재정부양책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메시지에서 전날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경기 부양법이 "정말로 수치"(It really is a disgrace)라면서 서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금 지급 규모를 3배로 증액할 것으로 요구하는 등 의회를 압박했다.

이에 앞서 미국 하원은 표결을 통해 경기 부양 법안을 359 대 53으로 통과시켰다. 상원도 91 대 7로 가결했다. 이번 부양책은 올해 3월 2조3천억 달러(2천550조 원)에 이어 미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시니치로 카토타는 "사람들은 코로나19와 브렉시트에 대해 어느 정도 우려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바뀔 정도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가 여태까지 약세를 보인 정도를 고려할 때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일부 되돌림이 있을 수 있지만, 당분간 달러화는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얼마나 이런 태도를 견지할지 혹은 그가 정말로 이런 변화를 요구하는지도 모를 일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의 잠잠한 반응은 외환시장이 이 법안이 어떤 형태로든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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