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연말이 다가오면서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가 점차 오르는 모양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시중 넘치는 유동성 덕분에 단기자금 조달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말일까지 시간이 다소 남은 만큼 예년과 같은 금리 급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경계감을 보였다.

2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724)에 따르면 종합 RP 금리는 전일 기준 0.62%로, 이달 초 0.32% 대비 30bp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엔 금리가 일시적으로 0.90%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후 금리는 소폭 내렸다가 이번 주 들어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개 분기 말이나 연말, 연휴 등을 앞두고 단기시장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펀드 환매 요청 등이 늘면서 기관들의 자금 수요가 확대하기 때문이다.

자금 스케줄이 꼬이면 패닉 장세로 이어지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잔존만기 3개월 이하 단기 은행채 매도도 많이 나왔다"며 "단기자금 환매가 다음 주 정도까지는 있을 것 같아 RP 금리도 조금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이맘때도 RP 금리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지난해 12월 대체로 1.30~1.40% 구간에 머물던 RP 금리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1.80% 수준까지 튀었다.

금리는 이내 안정됐는데, 당시 통화당국의 유동성 관리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RP 매각 규모를 감액하는 등 조치에 나선 가운데 RP 금리는 같은 달 27일 1.36%까지 낮아졌다.

RP 매각은 한은이 보유한 채권을 일시적으로 팔아 시중 자금을 흡수하지만, 매각 규모가 줄어들면 그만큼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올해의 경우 시중 풍부한 유동성 등 영향으로 단기자금시장 경색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이달 17일 기준 152조1천95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한은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무제한 RP 매입 제도를 시행하면서 시장의 수요에 맞춰 유동성을 전액 공급한 점 등이 유동성 확대에 한몫했다.

다만 연말까지 며칠 남아있는 만큼 금리 변동성에 대해 완전히 안심하거나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연말 장세 속에서 MMF 잔고는 지난 22일 146조671억원까지 줄었다.

종합 콜금리(화면번호 2712)는 전일 0.56%로, 이달 초 0.48%에서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이다.

작년에도 RP 금리는 12월 내내 대체로 상단이 제한되는 가운데 말일 직전 2% 넘게 솟구쳤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가 급등할 경우 올해도 당국이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비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년 말이 되면 증권사와 은행의 단기자금 운용 관련 부서들이 거의 밤새우다시피 한다"며 "연말 혹시나 급변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긴장감은 있다"고 전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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