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정부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운영 기간을 내년 7월까지로 연장하는 한편 저신용등급 매입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올해 수요예측에서 잇달아 투자금 확보에 실패한 'BBB급'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정부, 산업은행 등과 논의를 거쳐 저신용등급을 포함한 회사채·기업어음 매입 SPV의 운영을 내년 7월 13일까지 6개월 연장키로 했다.

당초 내년 1월 12일 종료되는 수순이었지만 기업과 채권시장 등 곳곳에서 연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국은 저신용등급인 'A+'~'BBB-'의 매입 비중도 종전 70%에서 75%로 확대할 계획이다. 'AA급' 우량채 매입 비중은 30%에서 25%로 축소된다.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엔 호재로 꼽힌다.

앞서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회사채시장이 경색됐을 때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회사채들이 수요예측에서 줄줄이 미매각을 냈다.

지난 5월 들어서야 'AA급' 회사채가 수요예측에서 민평금리 대비 언더 발행되며 회복 조짐을 보였고, 현재 'AA급' 신용스프레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그러나 'A급' 이하는 아직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연출하는 실정이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BBB급' 회사채는 총 1조5천145억원 규모로, 올해 상반기 발행된 6천930억원과 비교해 두 배 조금 넘는다.

당장 내년 1월 만기를 맞는 두산인프라코어('BBB')와 한진('BBB+') 등이 제일 먼저 공모 회사채시장 문을 두드릴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0월에 이어 12월 수요예측에서 연달아 미달을 겪었고, 한진은 7월 300억원 모집에서 전액 미매각을 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짧은 기간 여러 차례 회사채 발행을 시도한 것이 무리였지만 일각에선 1천억원 넘는 모집금액이 다소 부담스러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올해 미매각된 AJ네트웍스('BBB+')와 두산('BBB+') 등도 내년 상반기 만기를 맞아 회사채 발행에 재도전할 전망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이어 'BBB급'까지 온기가 확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PV 연장 등 정책금융이 뒷받침된다는 점과 최근 감지되는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풍부한 리테일 수요 등을 이유로 들었다.

'BBB급'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 이슈가 다소 해소됐다는 것과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우회할 수 있는 자금 조달 경로가 있다는 점 등도 긍정적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A급' 이상은 사실상 안정됐지만 'A급' 이하는 아직 불안정한 상태"라며 "리테일 수요가 많아 'BBB급'도 수급이 나쁜 건 아니다. 매각 등이 결정된 가운데 SPV 연장 효과는 플러스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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