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분산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프라임 오피스 시장에서의 임차 행태도 예전과 달라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임차 규모가 줄고 거주지와 가까운 곳으로 사무실을 옮기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29일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여의도를 중심으로 오피스 빌딩 준공이 많아 급등했던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내년에 7.2~8.8%로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내년 초 준공되는 강남권역 센터필드를 빼면 공급이 많지 않고 대기업 이전 수요나 신규 수요 중심으로 공실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코로나19로 바뀐 업무 환경을 고려할 때 기존의 임차 추세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쿠시먼이 서울 소재 오피스에 입주한 임차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4.2%가 사무공간을 줄이거나 줄이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분산 오피스 도입과 무관하지 않다.

SK텔레콤이 20분 안에 출퇴근이 가능한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고 쿠팡이 판교 테크노밸리에 개발자들을 위한 스마트 오피스를 여는 등 분산 오피스 전략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은 "앞으로는 인력 증원이 반드시 사용면적의 확장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며 "기업들이 업무 공간 효율화를 꾀할 경우 임차면적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도심, 여의도, 강남 등 서울 안으로 집중됐던 오피스 수요가 직원들이 거주하는 수도권으로 분산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이 강남을 떠나 판교로 본사를 옮겼고 두산중공업은 내년 분당 신사옥으로, 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판교 '글로벌 R&D센터'로 이전한다.

이커머스 관련 기업의 부상도 코로나19가 바꾼 임차시장의 새로운 판도다.

콜리어스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오피스 시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며 "대형 IT업체뿐 아니라 중소형 전자상거래 업체도 급증할 것으로 보여 이커머스업계의 임대차 활동이 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프라임 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임차인인 금융업체들은 사무실 슬림화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시먼 조사에서 금융업체 중 사무공간 감평을 고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4.3%에 불과했는데, 금융기업 본사의 경우 체계가 복잡하고 디지털 및 보안장비 등의 설비가 많아 사무공간 재구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올해 여의도에 공급이 늘어 렌트프리(일정기간 무료 임대) 등 금융권 임차인이 누릴 혜택이 많아짐에 따라 금융기업들이 규모를 유지한 채 사옥 이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파크원 타워2로, KTB투자증권과 케이프증권은 여의도 포스트타워로 이전 예정이며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기존 사옥의 계약기간이 끝나가 이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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