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이하 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정부양책에 서명한 영향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세로 출발한 뒤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부양책 서명으로 위험선호가 강화했지만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장기물 수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됐다.

달러화 가치가 위험선호 현상이 강화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영국 파운드화는 지난 주말 달러화에 대해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락세로 돌아섰다.

뉴욕 유가는 코로나19 재정 부양책에도 원유 수급 우려에 하락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내년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과 재정부양책을 담은 총 2조3천억 달러(2천520조 원) 규모의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 예산안은 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재정 부양책과 1조4천억 달러 규모의 2021 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연방정부 예산으로 구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서명하면서 연방정부 운영에 필요한 임시예산이 고갈된 이후인 29일부터 부분적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는 해소됐다.

거부권 행사 등이 거론되는 등 지난 주말 늦게까지만 해도 불분명하던 부양책도 시행돼 가계와 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백신이 광범위하게 배포되고 주들이 경제를 재개할 때까지 경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번주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은 비교적 조용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경제지표도 오는 30일까지 예정돼 있지 않고, 1월 1일은 신년을 맞아 휴장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33% 상승한 21.60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4.10포인트(0.68%) 상승한 30,403.97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30포인트(0.87%) 오른 3,735.3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4.69포인트(0.74%) 상승한 12,899.42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장중, 종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코로나19 대응 부양책이 최종 타결돼 위험투자 심리가 유지됐고, 증시는 2020년 마지막 주도 상승세로 시작했다.

그동안 팬데믹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여행, 항공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이 3.6% 상승했고, 아마존과 페이스북도 3%대의 강세를 보이는 등 일부 대형 기술주도 강세였다. 디즈니도 3% 가까이 올랐다.

유럽연합(EU)이 백신 접종 단계로 들어선 점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영국과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 EU 회원국에 거주하는 4억5천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U와 영국은 크리스마스 직전 무역협정을 비롯한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해 노딜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에도 올해 S&P 500은 15.6%, 다우지수는 6.5%, 나스닥지수는 43.8% 오르는 등 강한 한 해를 보냈다. 연말, 연시 시장 참가자들이 자리를 비운 만큼, 한산한 거래 속에서 차익실현 움직임도 거세질 수 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마지막 퍼즐이던 재정 부양책도 통과돼 연말 증시에 우호적인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인브릿지 투자의 하니 레드하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갑자기 확정된 경기 부양책은 경제적으로 볼 때 어려운 겨울을 나기 위한 중요한 지원"이라며 "시장은 여전히 건설적인 분위기이며 하루하루 갈수록 불확실성이 늘어나기보다 제거되고 있다"고 말했다.

US뱅크 자산관리의 테리 샌든 수석 주식 전략가는 "주가는 고점에서 한해를 마감할 것으로 보이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경제 안전성의 척도인 추가적인 정부 부양책이 있고, 코로나19의 의료 진보는 계속 진화하고, 거시경제 환경은 주식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1bp 하락한 0.932%를 기록했다. 10년물은 장중 한때 0.963%까지 치솟았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내린 1.668%를 나타냈다. 30년물도 위험선호 현상을 반영하면서 장중 한때 1.707%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상승한 0.12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81.2bp에서 80.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내년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과 재정부양책을 담은 총 2조3천억 달러(2천520조 원) 규모의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 예산안은 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재정 부양책과 1조4천억 달러 규모의 2021 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연방정부 예산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실업자를 위한 추가 보호 조처는 지난 주말 종료됐지만, 이번 부양책 통과로 최장 11주간 추가될 전망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혜택을 받는 실업자 등은 1천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실업자 보호 조처와 함께 세입자 강제 퇴거 금지 정책도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세입자 보호 조처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고려해 임차료를 내지 못했더라도 세입자를 강제로 퇴거시키지 못하도록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재정지원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날 발행된 미 국채 2년물은 연 0.137%에 580억 달러 전량이 낙찰됐다. 응찰률은 2.45배에 달했다. 590억 달러 규모로 발행된 5년물도 연 0.394%에 전량 낙찰됐고 응찰률은 2.39배를 기록했다. 수급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미 국채 입찰 부담이 무난하게 소화되면서 장 초반 장기물 중심의 수익률 상승세를 되돌렸다.

대규모 공공지출에 따른 경기회복으로 미국인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11월 소비자기대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중간값은 2.8%에서 3%로 늘어났다. 이와 별개로 채권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의 헤지가 되는 물가연동채권(TIPS)의 매수세를 강화해 수익률이 마이너스의 영역으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보여주는 미 국채 10년물과 상대 수익률 스프레드도 2019년 이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수준인 2%에 바짝 다가섰다.

뉴욕 연은은 또 소비자들의 향후 지출 확대 기대치가 3.7%로,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이자율 전략가인 저스틴 레더러는 "트럼프가 경기부양 법안과 예산안에 서명했기 때문에 국채 수익률이 월요일 장 초반부터 가파르게 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투자자들이 연말을 의식하면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수익률도 장 초반 고점에서 후퇴했다"고 덧붙였다.

FHN 파이낸셜의 이자율 전략가인 짐 보겔은 "경기부양책은 마침내 미국 정치권을 떠나 트레이더들이 단순한 산수로 보는 경제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손으로 가는 날개를 달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은 연방 달러의 영향력을 활용해 승수효과를 일으킬 것이고 경기 회복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3.83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3.572엔보다 0.260엔(0.25%)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212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832달러보다 0.00288달러(0.24%)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81엔을 기록, 전장 126.09엔보다 0.72엔(0.57%)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1% 하락한 90.300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연말 거래량 감소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안전 통화인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인 반면 유로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내년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과 재정부양책을 담은 총 2조3천억 달러(2천520조 원) 규모의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에 앞서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4일 연간 1조 달러의 교차 무역 규모를 가진 EU와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을 전격 타결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시장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된 브렉시트 이슈가 해소되면서 파운드화는 지난 주말 장중 한때 파운드당 1.36191달러에 거래되는 등 31개월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파운드화는 이번 달 초에 2018년 5월 이후 최고치 수준인 달러당 1.3624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EU와 영국이 협상 마감 시한을 불과 일주일을 앞둔 지난 주말 미래 관계 설정을 위한 협상을 전격 타결하면서 위험선호 현상은 강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브렉시트 협상 타결에 투자자들이 안도하고 있지만, 2016년 이후 계속된 영국 자산에 대한 디스카운트는 계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협상의 기본 골자가 영국을 EU로부터 더 고립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U는 영국이 금융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파운드화는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보다 0.81% 급락한 1.34381달러에 거래됐다.

다이와 증권의 외환전략가인 이마이즈미 미츠오는 달러 대비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하락해 여름까지 각각 1.30달러와 1.15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과 상관없이, 호가는 내려갈 것"이라면서 "그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1달러(1.26%) 하락한 47.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48.96달러였다.

위험투자 심리를 지지하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장 초반 상승했다. 그러나 수요 축소, 공급 확대 우려가 커져 결국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9천억 달러 규모 부양 패키지에 서명해 경제 낙관론을 키웠고, 유럽의 본격적인 백신 보급도 시작됐다.

여전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 변종 출현 속에서 수요 약세가 예상되는 데다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생산 확대 전망이 더해져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미즈호 증권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디렉터는 "휴일 기간 확산세가 급증해 코로나19 참사가 예상되고, 1월 월례 회의에서 OPEC 플러스가 추가 하루 50만 배럴을 즉각 승인할 것으로 보여 초반 랠리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미국인이 경기 부양 일환으로 받게 될 600달러 체크가 크리스마스, 신년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로 인한 수요 파괴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안다의 제퍼리 할리 분석가는 "미국 부양책이 서명됨에 따라 부양책 규모 확대 가능성과 함께 이번주 짧은 주간의 유가 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수요가 붕괴해 역사적 저점을 기록했던 국제 유가는 꾸준한 회복세를 보였고, 이번달 들어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새로운 변종이 출현해 이동 제약 등이 다시 시행됐고, 단기 수요 전망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악시의 스티븐 이네스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려는 노력 속에서 유가는 추가 조정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1월 4일 OPEC 플러스의 회의에 집중하고 있다. OPEC 플러스는 올해 원유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기록적인 생산 감축을 시행했지만, 이를 다시 줄이고 있다. OPEC 플러스는 1월에 하루 50만 배럴의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2월에 같은 규모의 또 다른 증산을 지지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미국 부양책을 둘러싼 낙관론에도 유가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며 "시장은 경제와 백신 소식에 따른 강세론과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와 관련된 약세론 사이에서 방향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요인은 이번주 남은 기간 방향을 정할 것"이라며 "최근 미국 재고 보고서에서 일부 우려 요인이 쌓였던 만큼 재고 지표 역시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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