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K-ICS 대비 자기자본 쌓기 '안간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사의 유상증자 행렬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BK연금보험은 최근 신주 발행 결의를 통해 1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IBK연금보험 관계자는 "일단 신주 발행 결의는 끝낸 상황이고, 연내 증자를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증자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IBK연금보험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IBK연금보험의 RBC비율은 166%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상회하고는 있지만, 생명보험업계 평균인 292%와 비교하면 여전히 괴리가 있는 셈이다.

특히, 비슷한 수준의 RBC비율을 나타냈던 DB생명(163%)과 NH농협생명(194%), 흥국생명(187%) 등이 하반기에 집중적인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IBK연금보험 또한 조만간 조처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하반기에 NH농협생명과 DB생명은 각각 2천억원, 1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흥국생명은 800억원 규모의 차환용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권고치를 충족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공을 들이는 것은 향후 RBC비율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보험연구원은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경우 국내 생보사들의 RBC비율이 현재의 '반토막' 수준인 142%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다 보니 은성수 금융위원장 또한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보험사들의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한다는 지적에 대해 "근본은 자기자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애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증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황 둔화로 대부분의 후순위채 발행금리가 5% 안팎에서 결정되는 최근 상황은 보험사들의 재무 여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후순위채를 찍은 흥국화재와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낸 탓에 희망 금리밴드 최상단인 연 4.8%와 4.49%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최근 3%대 초반까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금융비용 부담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후순위채의 경우 만기가 5년 이하로 줄어들면 매년 발행금액의 20%씩 자기자본에서 제외해야 하는 만큼 근본적인 자본확충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많다.

만기 연장이 가능해 자본확충 효과를 유지하기 쉬운 신종자본증권 또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보험사들 입장에선 규모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대비 안정적으로 자기자본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최근에는 증자를 추진하는 곳들이 느는 추세다"고 말했다.

IBK연금보험까지 증자에 성공할 경우 올해 들어 보험권이 진행한 증자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상반기에는 MG손해보험(1천억원)과 교보라이프플래닛(1천억원)이, 하반기에는 하나손해보험(1천260억원)과 NH농협생명(2천억원), DB생명(1천500억원), 메리츠화재(1천억원), IBK연금보험(1천500억원 예정) 등이 총 9천26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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