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최근 3년 동안 관리물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의 누적 상승률이 4%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까지 관리물가가 낮아지겠지만, 2022년부터는 관리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 조사국 이병록 과장, 노현주 조사역은 29일 '최근 관리물가 동향 및 향후 전망(BOK이슈노트)'에서 "2017년 말 대비 11월 현재 한국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2.4%지만 관리물가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은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물가 누적 상승률은 3.2%로 한국이 더 낮지만, 관리물가를 제외했을 때 EU 평균 2.8%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관리물가 기여도는 2018년 이후 계속 높아졌다. 2018년 마이너스(-) 0.12%포인트에서 올해 1~11월 중 -0.35%포인트로 마이너스 폭이 크게 확대됐다.

한국의 관리물가 비중은 주요국 중 스위스 다음으로 높으며, 주요국 중 관리물가가 3년 연속 하락한 국가도 스위스와 한국뿐이다. 최근 3년간 한국의 관리물가는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 관리물가 하락세가 확대된 것은 가계 생계비 경감을 위해 정부가 교육·의료·통신 관련 복지정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 확대 시행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관리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또, MRI와 초음파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병원 검사료가 낮아졌다.

통신 관련해서도 저가 요금제와 선택약정 할인 폭 확대가 시차를 두고 휴대 전화료에 반영되면서 관리물가를 지속해서 낮췄다.

관리물가 하락으로 소비자물가의 변동성도 확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 관리물가 상승률과 관리제외 물가 상승률이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물가 상승률과 관리제외물가 상승률 간 상관계수는 지난해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보고서는 최근 관리물가 하락세 확대가 기조적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데 교란 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에서 관리물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23.4%에 달해, 관리물가 변동이 근원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정부 정책 영향으로 관리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과 관리물가 제외 근원물가 상승률 간 차이가 확대됐다.

올해 7월부터 11월 중 근원물가는 0.3%였지만 관리물가의 기여도가 -0.6%포인트에 달했다. 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1%까지 높아진다.

보고서는 올해 중 시행된 무상교육·무상급식에 따른 물가하방 압력이 사라지면서 관리물가 하락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22년에는 이에 따른 물가 하방 압력이 사라지고 일부 관리물가 품목 가격 인상에 관리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관리물가가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거한 관리물가 제외 근원물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내년에는 정부 정책에 따른 물가하방압력이 줄어들면서 관리물가 하락 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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