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통안채 매수 규모를 늘리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연말 재정거래 유인이 재차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내년 초 다소 되돌림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9일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1일부터 전일까지 약 2주간 통안채를 1조5천억 원 넘게 순매수했다.

통안채 거래가 전무했던 지난 9~10일과 달리 21일 하루에만 7천700억 원, 24일 2천710억 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매집 대상은 잔존 만기가 짧게는 내년 6월, 길어도 내년 11월인 단기 채권이 주를 이뤘다.

이번 달 전체로 보면 통안채를 2조원 가까이 매수해 지난달 사들인 8천85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통안채 매수가 최근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된 것과 관련 있다고 판단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와프 호가 일별추이(화면번호 2132)에 따르면 1년물 스와프 포인트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달 말 플러스(+)를 나타냈다.

스와프 포인트는 이달 11일 마이너스(-)로 재차 전환했고, 지난 24일엔 -1.6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스와프 포인트가 낮아졌을 때 달러를 보유 중인 외국계 은행은 달러를 팔아 원화를 사고 나중에 달러를 사는 거래를 할 경우 이익을 볼 수 있게 된다.

재정거래 유인을 나타내는 스와프 베이시스(화면번호 4668ㆍ1년 기준)의 경우도 이달 초 -40bp대 흐름을 보이다 점차 하락세를 연출했고, 전일 -60.50bp까지 내렸다.

스와프 베이시스는 통화스와프(CRS)와 금리스와프(IRS)의 차이로 그 값이 작아질수록 재정거래 유인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통안채 매수가 일시적인 성격으로, 내년 초 다소 되돌려지는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스와프 포인트가 급격하게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는 국내 대기업의 수출과 수주 등 회복이 배경에 깔려있다고 해석했다.

수출이나 수주가 갑자기 늘어나면 선물환 매도 포지션이 나오며 스와프 포인트가 하락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지난주 5조원 넘는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선박 수주가 하반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러한 추세가 심화했다고 평가된다.

기관이 북 클로징(장부 마감) 시기에 접어들면서 비드(매수)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내년 초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추가 경기부양책 등이 집행된다면 달러 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지아주의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블루웨이브'가 달성된다면 달러가 시중에 더 풀리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도 전망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미국 금리 상승세가 한국 금리보다 가팔랐다는 점과 국내 코로나19 백신 미확보 등 CDS 프리미엄 상승 요인을 감안하면 다시 재정거래 유인이 축소할 여지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 재정거래 유인이 줄었다가 하반기 회복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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