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그간 매각 작업에 '우여곡절'을 겪어온 KDB생명이 네 번째 도전 만에 새 주인인 JC파트너스 품에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사모펀드운용사(PEF) JC파트너스는 이르면 이날 KDB생명의 매각·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문제가 됐던 신주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이 성과를 보이면서 딜이 다시 급물살을 탄 상황"이라며 "큰 틀에서의 합의를 마무리한 만큼 매각 절차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딜이 완료되면 KDB생명은 10년 만에 산업은행 품을 떠나게 된다.

앞서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2010년 공동으로 6천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KDB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2014년부터 세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불발'에 그쳤고, 경영 위기를 넘기 위해 추가 유상증자 등에 나서면서 자금 투입 규모는 1조원 수준까지 늘었다.

네 번째로 진행된 올해 매각 절차에서는 JC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M&A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졌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KDB생명의 구주 인수에 필요한 2천억원의 자금은 산은의 재출자와 우리은행의 투자로 확보했지만, 자본확충을 위한 1차 신주 투자금(1천500억원 수준)을 조달하는 데 실패하면서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하는 등 재차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1차 투자금에 대한 JC파트너스의 자금조달 계획에 윤곽이 잡히면서 이번 인수·합병(M&A) 작업도 재개됐다.

KDB생명의 매각가(價)는 구주와 신주를 합쳐 총 5천500억원 규모다.

산은과 JC파트너스는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5.8%)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6.9%) 등이 보유한 구주를 2천억원에 매입하는 동시에, 1천500억원을 신주 인수에 투입해 자본확충의 '급한 불'을 끄는 방식으로 딜을 논의해왔다.

IB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그간의 노력이 PEF의 경영 기조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향후 경영 정상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다만, "아직 신규 투자자에 대한 정보가 나오지 않은 데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도 남아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인수구조와 관련된 '잡음'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액 지분 투자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1차 신주 투자금에 후순위채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증자와는 달리 후순위채의 경우 5년이 지난 시점부터 발행액의 20%씩 자본확충 효과가 줄어드는 데다, 경영 악화로 위기에 몰린 KDB생명의 현 상황에서는 발행금리 수준 또한 과도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문제다.

이 관계자는 "KDB생명이 매물로 나온 것은 결국 2023년 도입될 새 제도에서는 기존 주주들이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며 "에쿼티 투자를 꺼리는 현재 기류를 고려하면 새로운 투자자들이 향후 추가 증자 등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KDB생명의 경우 4천억원 안팎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게 당초 매각자 측의 입장이었다"며 "당초 계획대로 가지 않을 경우에는 자본확충에 대한 기대효과도 낮아져 경영 정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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