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의 약세가 가파르다.

국고채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이 중기적 추세로 자리 잡은 시장 상황에서 20~30년물처럼 보험사라는 명확한 매수 주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금리 상승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시장참가자들이 점차 안전한 단기 채권을 선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3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2달 동안 국고채 금리의 등락률은 10년물이 18.74%로, 20년물의 15.73%나 30년물의 14.65%보다 높았다.

10년물 금리의 상승률은 또 3년물의 15.01%보다도 월등히 높았다. 10년과 유사하게 소외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5년물만이 19.87%로 10년물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들은 내년 국고채 발행 계획상 2년 구간으로 물량 분산이 이뤄졌음에도 10년 구간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심리적인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10년 구간은 물량도 많고 시장참가자들의 거래가 활발해 강해질 때는 쉽게 강해지고, 약해질 때는 빨리 약해지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라는 고정적인 수요가 있고 가격 변화가 크기 때문에 트레이딩 관점에서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초장기 구간과의 차이점이다.

또 정부에서 추경을 편성하면 중장기 국고채 발행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시장이 인식하고 있고, 외국인 매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도 10년 구간의 약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로 꼽혔다.

10년 선물은 3년이나 30년물을 거래하는 시장참가자가 헤지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도 물량이 더 많이 나오는 특징도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0년 구간은 트레이딩 수요가 많아서 금리가 하락할 때 베팅이 많이 들어온다"며 "반면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있는 시장에서는 10년을 매수하는 세력이 확실히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10년 등 애매한 중장기 구간을 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연구원은 "금리가 오를 때는 매수가 단기쪽으로 가거나 중기 영역을 비워두고 장기와 단기를 매수하는 바벨전략으로 가게 된다"며 "가운데 영역이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0년 금리의 상승은 자금을 조달하는 정부의 입장을 불리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금리가 오르면 기획재정부는 값비싼 조달을 하게 된다"며 "또 금융채나 여타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재부가 중기물 금리 안정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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