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역경제 침체와 디지털금융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지방은행들이 내년 생존을 위한 공격적 인적 쇄신에 나섰다. 특히 내년에는 은행권 공통 관심사인 '디지털'에 더해 '영업력' 강화에 힘을 줘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전북은행을 마지막으로 BNK금융·DGB금융·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와 계열 은행의 올해 연말 임원 인사가 마무리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임원들의 평균 연령대를 확 낮춘 '세대교체'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뒀던 1963~1965년생 상무 5명 가운데 3명이 자리에 물러났다. 대신 1967년생인 황병우 상무가 새로 들어왔다.

대구은행은 세대교체 규모가 더 컸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임원 11명 가운데 1962~1964년생 임원 7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를 1965~1967년생의 보다 젊은 임원들로 채웠다. 지난해 말 임기 만료 임원 12명 가운데 9명이 추가 임기를 받았던 것과 상반된다.

BNK금융지주도 이번 인사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1959~1963년생 임원 3명이 퇴임하고 대신 1965~1967년생 임원 4명이 신규 선임됐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출신을 고루 데려왔다. 이들 중 방성빈 그룹글로벌 전무와 방성욱 그룹리스크담당 상무는 부산은행, 최우형 그룹 D-IT(디지털·정보통신)부문 전무와 전병도 준법감시인 상무는 경남은행에서 몸담았던 인사다.

JB금융지주 계열사 광주은행도 기존 부행장 6명의 퇴임을 통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신규 임원 8명을 선임했는데, 대부분 1966~1969년생의 젊은 임원들로 채워졌다.

여기서 2명은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파격 인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박종춘 디지털본부 부행장보는 1994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한화생명 리스크관리부장과 상무를 역임한 외부 출신이다. 한형구 여신지원본부 부행장보는 KB국민은행 기업여신심사부장과 강원경기북지역영업그룹 대표를 거쳐 KB캐피탈 여신운영본부 전무로 재직 중이다.

지방은행권에서는 디지털 역량과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둔 인사와 조직개편 내용이 나오기도 했다.

DGB금융은 조직 슬림화를 통해 지주는 계열사 경영관리 기능에 집중했다. 은행은 실무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DGB금융은 그룹전략총괄, 그룹글로벌총괄, 그룹WM(자산관리)총괄, 그룹CIB(기업투자금융)총괄, 그룹재무총괄을 없앴다. 대신 그룹경영관리총괄과 그룹미래기획총괄을 신설했다.

대구은행도 기존 12개 사업본부, 6개 지역본부, 50개 본부부서가 10개 사업본부, 5개 지역본부, 43개 본부부서로 축소됐다. 대신 실무자 권한을 강화하고자 부서 내 '56개 팀'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BNK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일관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 최우형 그룹 디지털D-IT부문 전무가 지주와 함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D-IT부문까지 동시에 담당하게 됐다.

경남은행의 경우 기업여신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 전보 인사에서는 특히 D-IT와 CIB부문 직원을 내부 공모를 통해 확보하는 등, 디지털과 기업금융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내년도 디지털과 CIB를 강화하고자 인력을 늘리려고 했는데, 이왕이면 관심이 많은 직원에게 기회를 제공해 좋은 인력을 양성하고자 직원 공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JB금융도 외부에서 영입한 박종춘 지주 상무가 광주은행 부행장보와 전북은행 본부장까지 겸직해 그룹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게 됐다.

전북은행은 디지털과 영업 분야 중심으로 임원이 대폭 늘었다. 다른 지방은행들이 임원 규모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축소하는 분위기와는 상반된다.

전북은행은 전일 본부장 6명을 새로 임명하는 등 임원급 인사를 단행해 임원이 총 11명에서 14명이 됐다. 새로 임명된 박종춘, 전연수 본부장이 각각 디지털본부와 비대면본부를 맡았다.

영업 관련 본부에는 임원 3명이 추가됐다. 박종완 본부장이 투자금융본부, 김경진 본부장은 경영지원본부와 신탁본부, 권오진 본부장은 영업전략본부를 담당한다. 이태희 본부장은 준법감시부와 금융소비자보호부를 맡았다.

광주은행의 경우 이번 임원인사를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영업점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든 영업통을 중심으로 본부 부서장 신규 임원으로 발탁했다.

이달호 부행장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투자금융부장을 모두 역임한 내부 인재다. 양성현 부행장보는 광주은행 투자금융부장을 지냈다. 이광호, 이우경, 조현기 부행장보도 광주은행 영업부장을 하다 승진한 경우다.

디지털금융 강화를 위해서는 디지털금융센터를 신설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영업력 강화를 꾀하는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선제 대응을 위한 새로운 진영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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