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하락에 여행·숙박 관련 물가는 '마이너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올해 우리나라의 근원물가 지표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계절적인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변동성을 제외하기 위해 물가지표에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것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근원물가 지표인 올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작년보다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시절인 지난 1999년 0.3% 오른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을 보더라도 2015년(2.2%), 2016년(1.6%), 2017년(1.5%), 2018년(1.2%), 2019년(0.9%)까지 지속해서 내림세다. 올해는 작년보다 0.2%포인트 더 빠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를 보더라도 작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0.4%로 집계됐다. 역시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0.2%) 이후 최저다.

코로나19 사태 탓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규제가 시행되면서 외식 자제가 근원물가 지표를 떨어뜨린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1.9%에서 0.8%로 축소됐는데, 이는 2000년 8월(0.8%) 이후 최저다.

개별로 보면 햄버거(2.4→-1.2%), 커피(2.6→0.1%), 라면(3.9→1.9%), 된장찌개(3.6→1.3%), 짬뽕(4.0→1.5%), 김밥(5.5→2.8%), 떡볶이(4.3→2.6%), 치킨(5.2→1.3%), 비빔밥(3.3→0.8%) 모두 작년과 비교해 상승률이 둔화했다.

외식을 빼고 국내 단체여행비(1.0%), 해외 단체여행비(-6.1%), 호텔(-6.1%), 콘도(-2.2%), 여관(-1.4%), 승용차 임차료(-9.1%), 국내 항공료(-1.0%), PC방(-1.1%), 볼링장(0.1%), 당구장(0.1%), 노래방(0.8%), 레포츠(0.5%), 독서실(0.4%) 등이 코로나19 사태로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여기에 건강보험료 적용 확대로 외식 제외 개인 서비스 지표가 0.3%포인트 하락한 1.5%로 나타나면서 근원물가를 끌어내렸다.

공공서비스도 소비자물가를 하방으로 밀어 넣는 데 일조했다.

이 기간 공공서비스 하락률은 -1.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교납입금(-60.9%) 무상화와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휴대전화료(-3.4%) 인하, 사립대학교 납입금(-1.4%) 인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는 기본적으로 수요를 반영하는 만큼 나쁜 경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또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물가가 떨어졌고, 이는 소비자물가에는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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