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미국 국채 가격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강화된 영향 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미국의 재정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을 맞아 거래 시간이 단축된 탓에 거래 부진 속에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변동성이 강화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1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3bp 하락한 0.913%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8bp 내린 1.642%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6bp 하락한 0.11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80.1bp 수준보다 축소된 79.4bp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채 시장은 10년물 기준으로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친 뒤 꾸준히 반등하는 등 혼란스러웠던 한 해를 이날 마무리했다. 10년물은 지난해 종가 1.894% 기준으로 98.1bp 하락했다. 월간 단위로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 등으로 6.8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지난해 종가 1.571%보다 145.2bp 하락했다. 2년물은 연간단위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금리 하락세를 보였다. 월간 단위로는 2.8bp 하락했다.

30년물은 지난해 종가 2.342%보다 70.0bp 내려 2014년 이후 최대의 연간 단위 금리 하락세를 보였다. 월간 단위로는 6.8bp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32.3bp에 불과했다.

분석가들은 현재 경제가 정상화됨에 따라 지표물인 미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수익률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청구건수는 월가 예상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지난 26일로 끝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8만7천 건으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1만9천 건 줄어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82만8천 건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투자자들은 이제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석 모두를 민주당이 가져가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경우 대규모 재정부양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상원까지 장악한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이는 미국채 장기물 수급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단기적으로 위험자산의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안전자산 수요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부양책 증액안 상원 통과의 키를 쥐고 있는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현금 지급 규모를 증액하는 법안만 별도로 처리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또 한차례 거절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부양책 증액과 통신품위법개정안, 대선 선거 문제 관련 조사 위원회 설치안을 각각 별도의 법안으로 해 표결하자고 제안했다. 미국인에 대한 현금 지급 규모를 600달러에서 2천 달러로 증액하는 안에 대해 공화당이 표결 진행에 동의하면, 공화당이 요구하는 나머지 법안들에 대해 민주당도 표결하겠다는 것이다. 매코널 대표는 현금 지급 증액안을 "부자들을 위한 사회주의"라고 비판하면서 이런 제안을 재차 거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변종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됐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기대보다 느리다며 실망감을 표했다.미국 콜로라도주에 이어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도 미 보건당국을 긴장시켰다.

에티코 파트너스의 이자율 담당인 스티브 페이스는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은 처음에는 채권 약세 재료로 여겨졌지만, 일부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이) 위험자산에 오히려 악재이며 미국채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FHN 파이낸셜의 이자율 전략가인 짐 보겔은 "많은 글로벌 시장은 연말에 이미 문을 닫았고, 투자자들은 2021년 타이핑을 연습할 시간만 남겨둔 상태에서 올해 마지막 돌발 재료에 대비했다"고 전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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