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시중은행이 올해도 우량 고객 중심으로 5%를 웃도는 대출자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가계대출관리를 위한 사실상 총량규제에 돌입했으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중심의 대출수요는 여전하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의 지난해 대출 성장과 리스크 관리 상황, 그리고 올해 성장 목표치 등을 점검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공식적인 대출 성장 목표치는 3~4% 수준에서 보수적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최소 5% 이상의 대출 성장에 무난히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은행의 대출자산 성장세가 10%에 가까웠다"며 "올해는 은행마다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두고 보수적으로 목표를 설정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할 것을 고려하면 작년의 절반 수준에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증가세의 원인이 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사실상의 총량 관리였다.

새해가 된 이번 주부터는 한시적으로 잠갔던 대출 빗장을 푼다. 하지만, 한도는 줄이고 금리는 올리는 등 가계대출을 조이는 추세는 여전하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으로 이름 붙인 중장기 추가 규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려워진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 수요는 여전하다. 반등을 쉽게 내다볼 수 없는 경기 추세를 고려하면 기업의 잠재된 운영자금 대출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시장전문가들도 은행이 올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지 않아도 대출 수요가 워낙 많아 목표치 이상의 자산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늘려 놓은 대출자산이 주는 평균잔액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 대출이 전년대비 6%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가계 기타대출은 물론 중소기업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의 자금수요가 꾸준하다. 통상적인 은행 연간 성장 목표치 3~4%를 무난히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에 은행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시장의 수요는 꽤 되지만,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총량관리를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정책기조를 의식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기에도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현시점 기준으로 연간 목표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의 수요를 고려하면 목표치는 상반기 안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우량고객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지만, 현재로선 가계도 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렵다. 경기와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대출 증가세를 조율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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