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연말 배당락 이후에도 코스피가 상승동력을 잃지 않고 오름세를 계속하고 있지만, 은행주는 여전히 소외되는 모습이다.

5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코스닥 주요 상장사들을 모아 만든 KRX300지수는 배당락 기준일인 지난달 28일의 종가보다 4.97% 상승한 1,837.36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KRX 은행업 지수는 같은 기간 599.98에 장을 끝내며 6.50% 되레 하락했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은행주들이 이번에도 배당락 이후 하락이라는 연례행사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코스피 대비 초과 하락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큰 편이었다.





은행주의 부진 배경으로는 기관 매도세가 꼽힌다. 기관들은 배당락 기준일 이후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주식을 1천353억원가량 팔아치웠다. 과거에도 배당락 이후 기관들이 은행주를 매도했던 기간이 짧지 않았던 만큼 당분간 수급 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배당락 이외에도 규제리스크 가능성에 대한 견제가 투자를 더욱 위축시켰다.

은행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추가 지원 대책에 맞춰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최고금리를 1%포인트(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조치가 은행권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소상공인 2차 대출은 전체금리가 아닌 최고금리만 4.99%에서 3.99%로 인하하는 것이라 은행권 영향은 몇십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치권을 위주로 은행들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한 이후에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규제 리스크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규제리스크에는 은행권의 배당 문제도 있다. 금융당국이 전년 26~27% 수준을 기록했던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을 20% 전후로 권고하는 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IT기업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하반기에 각각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수급 측면에서 기존 금융지주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혁신성과 성장성이 우수한 기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IT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종합 금융 플랫폼이 되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면서 디지털전환 비용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의 올해 은행주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대비 실적 증익이 예상되고 주주환원 정책도 내년부터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는 금리가 완만하게 올라갈 수 있어 은행업종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크다"며 "작년과 대비해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줄었고 충당금 비용은 작년에 선제적으로 반영돼 배당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2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