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연초 첫 거래일부터 위안화의 강세가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지만, 원화와 위안화의 디커플링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해외 IB의 올해 위안화 강세 예상과 달리 국내 외환딜러들은 달러-원이 지난해 말 수준에서 추가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5일 중국인민은행 산하 CFETS에 따르면 중국과 주요국 간의 무역가중치를 기준으로 24개국 통화로 구성한 RMB 인덱스는 지난달 말 94.84를 나타냈다.

11월 말 95.41보다는 0.6% 낮은 수준이지만 6월 말 92.05보다는 큰 폭으로 올랐다.

시티그룹 등 해외 IB는 RMB 인덱스가 올해 1분기 중 3%가량 추가로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반등이 빨랐던 중국은 올해도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8.2%로 전망했다.

중국으로의 해외 투자 유입도 이어질 전망이다.

FTSE 러셀은 올해 10월부터 중국 국채를 벤치마크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할 예정이다.

HSBC는 중국 국채의 WGBI 편입으로 최대 1천50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위안화 강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위안화와의 상관계수가 높은 원화의 동반 강세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계수는 0.93으로 상당히 높았다. 원화가 본격적으로 강해지기 시작했던 지난해 하반기만 놓고 봤을 때, 위안화와의 상관계수는 0.95에 달했다.

해외 IB 전망이 현실화하고 달러-원과 위안화의 높은 상관계수를 고려하면 달러-원은 1분기 중 1,050~1,060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하지만 서울 외환시장 딜러들은 지난달 말 1분기 중 달러-원 환율 평균을 1,090.50원으로 제시했다. 환율의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상존하는 데다 한국 경제의 실제 개선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약달러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위안화 강세를 열어두고 있지만, 원화가 지난해처럼 위안화에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경기가 개선됐던 2017년과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다른데다 수출 호조에도 업체의 물량이 예상만큼 많지 않다는 점, 위안화 강세 기대가 과도하다는 점 등이 이유다"고 말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1,080원의 당국 개입 경계감이 크기 때문에 심리적 지지선이 작용하고 있어 위안화와 일시적으로 디커플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원화 자산에 대한 역외 선호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면 레벨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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