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저점 매수 후 하반기 고점 매도

빅히트·SK바이오팜 등 신입생은 대거 편입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주요 기관 투자자인 연기금이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 주식시장에서 3조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 자금을 공급하며 시장을 떠받쳤던 연기금은 상반기엔 순매수세를 유지하며 소방수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초저금리 환경과 막대한 유동성으로 주가가 끊임없이 오르자 연기금은 하반기 들어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 4분기엔 매도 규모를 확대하며 결국 순매도로 2020년을 마감했다. 작년 1년을 놓고 보면 코스피가 최저점일 때 집중적으로 매입해 고점에서 차익을 시현하며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5일 연합인포맥스의 투자자별 매매추이 화면(화면번호 3302번)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코스피에서 누적 기준으로 2조8천13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연기금은 작년 3월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졌을 때 한 달간 3조3천73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증시 방어에 나선 뒤 5월 말까지 5조3천572억원 순매수로 금액을 늘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에도 불확실성이 팽배하자 일단 저가 매수에 집중했던 것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진정되고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연기금은 본격적으로 매도 우위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연기금은 월간 기준으로 6월부터 한 차례도 순매수를 기록하지 않았으며 하반기엔 10월을 제외하고 매달 1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작년 누적 기준으로도 11월엔 1조원 순매도로 돌아섰고 12월엔 1조8천억원 이상의 순매도가 더해져 결국 3조원 가까운 순매도로 1년을 마무리 지었다.
 

 

 

 


※연기금 작년 누적 코스피 순매매 결과



업종별로는 화학업종과 전기전자 업종에서 각각 누적 기준 9천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보이며 차익을 대거 실현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초강세와 비대면 업무의 확산으로 화학전지와 반도체 시장 등이 호황을 누리자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다음으로 순매도 규모가 큰 업종은 음식료와 운수장비, 운수창고, 통신업 등이었다. 누적 기준 음식품은 3천559억원 순매도, 운수장비는 2천168억원, 운수창고는 2천179억원, 통신업은 2천187억워 순매도를 기록했다.

음식품과 운수장비, 통신은 작년 4분기부터 순매도 규모가 많이 늘어났다. 특히 운수장비는 11월 말까지 누적 2천2억원 순매수세였으나 12월 한달간 연기금이 4천171억원어치 순매도 폭탄을 던져 1년 누적 기준 순매도로 마감했다. 운수창고는 연기금이 꾸준히 순매도로 일관했고 4분기에 매도 규모를 늘렸다.

연기금이 작년 누적으로 순매수한 업종은 의약품과 기계 정도에 불과하다. 의약품의 경우 1년 내내 순매수 흐름을 보이다 10월 누적 기준 42억원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12월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매수세가 재차 강해졌고 결국 2천337억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기계업종에선 4분기 들어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며 1천588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화면번호 3330번)로 보면 지난해 연기금이 가장 많이 판 주식은 LG화학이었다. LG화학이 지난해 159%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동안 연기금은 4천94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4천792억원), 삼성전자 우선주(4천567억원), 카카오(4천221억원), 현대차(3천841억원), NAVER(3천380억원), 삼성SDI(2천154억원), 현대글로비스(1천616억원), CJ제일제당(1천423억원), LG디스플레이(1천337억원)가 순매도 상위 10위를 차지했다.

반면 연기금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4천589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3천833억원), 기아차(2천337억원)도 순매수 규모가 컸다. 순매수 상위 10위 중 나머지 종목은 빅히트(2천176억원), SK바이오팜(2천71억원), 삼성물산(1천823억원), HMM(1천200억원), 두산중공업(1천132억원), 삼성화재(1천132억원), 삼성전기(1천59억원)이었다. 빅히트와 SK바이오팜 등 신규 상장한 유망 종목을 대거 매수하며 포트폴리오를 채운 것이 눈에 띈다.

 

 

 

 

 

 

 





※연기금 작년 누적 코스피 순매매 상위 종목



한편 연기금은 코스닥 시장에 대해선 냉담했다. 지난해 내내 순매도로 일관하며 누적 기준 6천57억원 순매도로 마감했다.

연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패닉 상태던 3월 한 달간 48억원 순매수한 뒤 4월엔 1천258억원 순매수로 증시를 지탱했으나 누적 기준으론 한 번도 순매수로 돌아서지 않았다. 4분기 들어 3천억원 순매도를 더하며 대거 차익 시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코스닥에서 연기금이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CJ ENM(772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742억원), 콜마비앤에이치(681억원), 케이엠더블유(674억원), 컴투스(558억원) 순이었다.

순매수 상위 종목은 서울반도체(437억원), 네패스(343억원), 솔브레인(311억원), 에이비엘바이오(297억원), 서진시스템(288억원)이었다.

jh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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