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상원 과반을 결정하는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민주당 압승 경계 속에서 큰 폭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5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0bp 상승한 0.955%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0bp 오른 1.705%를 나타냈다. 10년과 30년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근 4주 동안 가장 높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상승한 0.12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79.8bp에서 이날 83.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의 모든 눈은 미국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하는 조지아주 선거에 쏠리고 있다. 권력이 나뉜 현 의회 구도로 원상 복귀할지, 민주당이 근소한 다수당이 될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 국채시장에서는 최근 부각된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을 반영하며 장기물이 더 두드러지게 하락했다. 5년과 30년 국채수익률 격차는 2016년 11월 이후 가장 넓어지는 등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

상원 2석을 놓고 겨루는 이번 결선투표에서 팽팽한 접전 양상이 나타난 가운데 두 명의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있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이미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고 하원도 장악했다. 이런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까지 차지하는 '블루웨이브'를 달성하면 조 바이든 정부의 향후 안건 추진력은 강해진다.

시장에서는 민주당이 의회 통제력을 갖게 될 경우 대규모 추가 부양책 통과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일 시장이 향후 10년 동안 기대하는 인플레이션 기대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대를 뚫었다. 강한 성장 회복세, 인플레이션 부담과 함께 장기물 중심의 추가 국채 발행 가능성도 커져 미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강해질 수 있다.

TD증권의 분석가들은 민주당이 두 자리를 모두 차지할 경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를 다시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1%대는 지난해 3월 마지막으로 넘었던 수준이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최근 몇 주 동안 0.9% 안팎에서 움직였다. 경기 회복세가 간헐적으로 진전을 보이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낮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펼쳐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에서도 회복 모멘텀이 건재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 미 국채 값 하락에 일조했다.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0.7로, 2018년 8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전월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상회했다.

ING의 패트릭 가비 지역 리서치 대표는 "민주당이 두 석 모두 승리해 더 큰 힘을 갖게 된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프로그램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가계 재정 지원, 정부 투자 등 성장 중심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BMO 캐피털의 벤 제프리 전략가는 "조지아 상원 2석 투표가 시작됨에 따라 관망세였다"며 "실질수익률 급락,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은 인플레이션이 회복되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는 약간의 낙관론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요일에 나올 고용보고서 역시 주시하고 있다"며 "휴가에서 투자자들이 돌아와 올해 남은 기간이 어떨지 예상하는 틀을 짜는 동안 2020년 마지막 주요 지표인 12월 고용보고서가 정보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버코어 ISI의 스탠 시플리 채권 전략가는 "더 높이 오른 인플레이션 기대, 연준의 자산매입 테이퍼링 가능성이 국채수익률 상승의 추가 촉매가 됐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활동 제약 재개, 교류를 줄이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에도 12월 제조업 회복을 막지 못했다"며 "팬데믹이 유발한 상품 소비로의 전환에서 제조업이 이익을 얻고 있으며, 제조업 활동은 단기적으로 여전히 밝은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노르디아의 세바스티엔 갈리 분석가는 "조지아주 선거에서 민주당이 2석을 가져간다 해도 여전히 장악력을 가진 공화당과 타협이 필요하겠지만, 시장 영향력은 강력할 수 있다"며 "2석 승리로 재정 상황은 지속할 것 같지 않게 보이며, 이에 따라 커브 스티프닝,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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