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회사와 핀테크업체 모두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금융규제의 상향 평준화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영국의 레볼루트(Revolut)와 같은 혁신기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을 금융당국은 아쉬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한국판 레볼루트가 나올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되 기존 금융권과 이해 상충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제의 합리화를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금융결제 혁신의 본보기 '레볼루트'

금융위원회는 2019년 2월 영국의 레볼루트와 같은 결제인프라 기업을 종합금융플랫폼 대표 사례로 꼽아 규제 완화책을 마련했다.

레볼루트는 2015년 영국에서 설립된 스타트업 기업으로 전 세계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30여개의 화폐를 기준으로 지역에 상관없이 소비자들이 자신이 가진 화폐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 회사는 기존 금융회사가 제공하지 못했던 수수료 없는 환전과 송금, 결제 서비스를 편리한 모바일 환경에서 제공한다.

레볼루트와 같은 간편한 결제환경을 만들어 은행업과 카드사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종합지급결제업(마이 페이먼트 포함)이다.

현재 레볼루트는 자사의 카드를 발급받으면 어느 나라든 환전 걱정 없이 화폐를 출금할 수 있고 카드 결제도 추가 수수료 없이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 카카오와 네이버는 '알리바바' 흉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알리페이와 유사한 성장 과정을 거쳐 종합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려 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2015년에 중국 최초 온라인은행인 마이뱅크(MyBank)를 출시했고 세계 최대 온라인 현금관리, 소비자대출, 신용평가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2004년 출시한 알리페이는 2019년 기준으로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54.4%를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성을 바탕으로 알리바바는 2019년 기준 매출액이 3천768억 위안, 우리 돈으로 63조84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브랜드 가치는 애플, 구글 등에 이어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알리바바의 은행, 결제업 종합 플랫폼은 카카오와 네이버에 그대로 이식되고 있다.

카카오는 은행업 인가 후 1년 6개월가량의 설립 과정을 거쳐 2017년 7월에 카카오뱅크의 영업을 개시했고 같은 해에 카카오페이도 설립했다.

네이버의 경우 상거래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라인파이낸셜을 통해 증권, 보험, 대출, 은행업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이다.



◇ 종합지급결제업 1호는 어디

금융당국이 구상하는 종합지급결제업은 은행 계좌와 예금계좌가 없더라도 현금을 자유롭게 보관하고 인출할 수 있으며 이 계좌로 결제도 하고 송금도 하며 금융상품의 중개, 판매까지 가능한 토대를 뜻한다.

카카오는 은행업은 물론 소액투자, 간편결제 영역까지 갖추며 종합금융사업자로서 면모를 갖추고 있고 네이버 역시 바짝 뒤쫓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신용카드사와 핀테크 기업이 모두 종합지급결제업을 도입할 수 있도록 겸업 가능 업무를 제도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되면 카드사와 핀테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되면 고객의 결제계좌를 핀테크 기업이 직접 관리하고 발급하는 형태, 카드 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 외에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신업권 한 관계자는 "올해 모든 카드사가 종합지급결제업, 마이페이먼트 등 신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카드사 간 경쟁뿐 아니라 핀테크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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