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내 채권시장의 '큰손' 중 하나인 연기금이 지난해 장외시장에서 33조원 이상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가장 많이 매입하던 국채를 제외하면 회사채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점이 눈에 띈다.

6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별 거래종합 화면(화면번호 4556번)에 따르면 지난해 장외시장에서 연기금(기금·공제)은 총 33조4천3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수액이 110조4천695억원, 매도액은 77조665억원이었다.

채권 종류별로 보면 연기금은 국채를 14조552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가입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수익률보단 안정성을 더 우선시한 투자로 풀이된다.

국채를 제외하면 연기금이 가장 많이 매입한 채권은 회사채로 순매수액은 7조5천37억원이었다. 이는 회사채 구간에서 기타법인(15조8천95억원) 다음으로 많은 순매수액이다.

주요 공제회 관계자는 "연기금이 초저금리 환경에서 금리를 조금 더 주는 회사채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존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은 회사채도 투자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연기금은 회사채 외에 공사·공단채를 4조9천33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으며 지방채와 금융채도 각각 3조2천18억원과 3조406억원어치 순매입했다.

연기금이 가장 적게 사들인 채권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으로 6천687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잔존만기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연기금은 단기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중·장기물에 매수 우위였다.

잔존만기 1년 이하는 27조7천843억원 순매도인 반면 3년 이하는 15조3천97억원, 5년 이하는 17조3천567억원, 10년 이하는 9조4천540억원 순매수였다. 10년 초과도 10조7천385억원 순매수로 잔존만기가 3년을 초과한 채권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보면 연기금(보험 포함)은 오는 2050년 3월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20-2호에 32조331억원을 투입하며 지난해 가장 많이 매집했다. 순매수 2위인 국고채 20-4호의 8조1천799억원과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금액이었다.

국고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매입한 종목은 역시 국채 중 하나인 국민주택채다. 국민주택1종 20-9호에 연기금과 보험의 자금 9천769억원이 투입됐다.

국고채와 국민주택채가 순매수 종목 상위를 대부분 차지한 가운데 물가채 20-5호, 서울도시철도 20-9호, 각종 지역개발채 등에도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반면 연기금과 보험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도 국고채였다. 올해 6월 만기를 맞는 국고채 11-3호는 만기를 앞두고 연기금·보험이 2조4천9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순매도 종목 상위에도 국고채와 국민주택채, 물가채, 도시철도채 등이 자리 잡았다.

2019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연기금의 전체 순매수액은 10조2천84억원 증가했다. 전년도 순매수액은 23조1천919억원이었다.

종목별로 보면 국채는 순매수액이 2019년의 2조6천63억원과 비교해 약 11조5천억원 급증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회사채도 약 9천억원, 지방채는 약 1조4천억원, 공사·공단채는 약 1조6천억원 늘었다. 반면 통안채는 5조4천992억원에서 6천687억원으로 순매수액이 급감했고 금융채도 2천억원 가량 줄었다.







[연기금 작년 채권 순매매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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