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미국 조지아주의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민주당이 행정부에 이어 상·하원 의회까지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시나리오가 구체화하면 달러화 추가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했지만, 외환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3.030엔을 기록, 뉴욕 후장 가격인 102.698엔보다 0.332엔(0.32%)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323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2937달러보다 0.00300달러(0.24%)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97엔을 기록, 전장 126.25엔보다 0.72엔(0.57%)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9% 하락한 89.419를 기록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미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2석 모두를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2개 선거구 중 한 곳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현역의원을 꺾고 사실상 당선됐다. 나머지 한곳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역전극을 펼치며 98% 개표 기준으로 앞서고 있다. 민주당의 전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블루웨이브'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외환시장은 민주당이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에 이어 의회까지 장악할 경우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러화 유동성이 추가로 풀릴 수 있다는 의미다. 달러화에 대해 위험통화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은 경제에는 긍정적이지만 채권 수익률에 부정적일 수 있어서다. 재정 수지 및 무역수지가 추가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진단됐다.

시장이 민주당의 전승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달러 인덱스는 한때 89.292까지 내려서는 등 2018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도 장 중 한때 1.2346달러 수준까지 오르는 등 달러화에 대한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위안화는 최근 가파른 강세에 따른 숨 고르기 패턴의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위안화는 지난해 5월 이후 달러화에 대해 10%나 절상되는 등 뚜렷한 강세 흐름을 이어왔다. 중국의 경제가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전날 달러당 6.43위안 수준까지 내려섰던 위안화 호가는 이날 6.45 위안 수준으로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보름 남겨두고도 중국에 대한 압박을 계속했다는 소식이 위안화 조정에 한몫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 기업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8개와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인들이 알리바바 홀딩스와 텐센트 홀딩스 투자하지 못하도록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지가 가시화되면 파장이 만만찮은 전망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시가총액이 1조3천억 달러가 넘는 등 중국에서 가장 덩치가 큰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입장을 번복해 3대 중국 통신사 주식이 상장폐지 된다고 밝힌 점도 위안화 강세 흐름을 돌려세웠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부문 고용은 12만3천 명 감소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6만 명 증가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 대거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지만, 외환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선임 외환트레이더인 민 트랭은 "분명히 때때로 잠시 숨을 돌려야 하겠지만 달러는 새해 들어 6일째이면서 G10 통화에 대해 대략 0.5%에서 1%의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이건 6일 동안 꽤 강한 움직임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화 약세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삭소뱅크의 외환전략헤드인 존 하디는 "(외환시장) 반응 패턴은 당초 11월(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블루웨이브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예상했던 수순을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양책을 하고 입법을 하는 것은 여전히 꽤 힘든 환경이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더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 재정 부양책의 증가 가능성이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와 일치한다면서도, 만약 미국 국채 수익률의 최근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장기적으로 달러의 하락 동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MUFG의 리서치 헤드인 데릭 할페니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예상했던 달러화 약세 정도를 재조정하는 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연말까지 유로-달러 환율이 1.28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잠정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RBC 캐피털 마켓의 글로벌 외환 전략 헤드인 엘사 리그노스는 미국의 재정 부양책이 "리스크 온" 재료이며 달러화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신에 그는 미국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지출이 달러화를 강화할 것이며 특히 선진국이 쏟아내는 비상품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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