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금융ㆍ통화 '출구전략' 만든다는데
[데스크 칼럼] 금융ㆍ통화 '출구전략' 만든다는데
  • 황병극 기자
  • 승인 2021.01.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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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거의 모든 국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제위기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금융지원정책 등으로 연명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사상 처음으로 0%대인 연 0.5%까지 낮췄고, 정부는 지난 1961년 이후 59년 만에 처음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한 해에 네 차례나 편성하는 카드도 썼다. 나아가 금융시장을 안정시킨다는 명목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는 물론 각종 대출금의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등도 동원했다. 모두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조치들이다.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대책에 힘입어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은 모양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실물과 금융의 괴리가 심화하고 자산시장의 쏠림현상도 커졌다. 모든 경제주체의 부채가 급증하면서 잠재적인 리스크도 덩달아 커지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수장들도 신년사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정책들을 정상화하는 이른바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범금융권 신년사에서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급격하게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림,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그간 취한 전례 없는 완화조치들은 향후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어떻게 정상화해 나갈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확대된 유동성이 질서 있게 조정되도록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는 코로나19 추이와 경기·고용 흐름을 봐가며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위기 국면에서 이뤄진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의 질서 있는 정상화를 준비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가계신용은 작년 3분기 기준으로 1천682조원까지 늘었다. 1년 사이에만 무려 110조원 증가했다. 더욱이 가계신용이 국내총생산(GDP) 금액을 넘어서면서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도 101.1%까지 치솟았다. 경제주체가 1년에 벌어들이는 금액보다 가계부채가 많아진 상황에서,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현상이 지속되는 셈이다.

앞으로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가계부채 증가나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추이만 놓고 본다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됐던 과도한 유동성을 일부나마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시중 유동성을 실물경제 부분으로 이끌어주는 자금중개기능이 위축된 상황에서 계속된 유동성 공급은 오히려 한국경제의 건전성을 훼손하고 또 다른 리스크만 키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현시점에서 출구전략을 마냥 서두르는 것도 부담이다. 과도하게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에 이상과열을 촉발하고 있다고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실물경제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백신이 적기에 공급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다고 보장하기도 어렵다. 더욱이 소득 상위계층이 자산가격 상승의 혜택을 누린다고 하지만, 일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제대로 영업조차 못 하는 게 현실이다.

모든 경제주체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 등 거시정책은 일부 조정하더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절실한 계층에 대한 지원책은 지속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각종 정책이 우후죽순처럼 급하게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출구전략이 초래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보다 세심한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이 좋아야 모든 게 좋다는 말이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한국경제의 회복 기조에서 확인되는 상황에서 질서 있는 출구전략을 통해 경제주체에 충격을 주지 않는 깔끔한 마무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정책금융부장 황병극)

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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