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0개월 만에 1% 선을 뚫고 올라가면서 서울 채권시장도 채권 매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미 국채 금리가 1분기를 중심으로 연초 상승세를 보인 뒤 점차 하락하는 이른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전망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채권 매수를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반응도 내놓았다.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8.23bp 급등한 1.0389%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0592%까지 오르면서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 10년물 금리가 1%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미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이 승기를 잡으면서, 블루웨이브 달성에 대한 우려가 장기물 약세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민주당이 대선 승리에 이어 하원과 상원의 지배력을 강화한다면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부양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미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주 미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미국 내 부양책 규모를 증액하는 안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미국인에 대한 현금 지급 규모를 600달러에서 2천 달러로 증액하는 안에 대한 표결을 제안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 금리가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면서, 미 10년물 금리 상단을 1.20%로 전망했다. 다만 1분기 동안에 금리가 추가로 오버슈팅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정부양책 증액이 1조 달러 내외로 이뤄질 부분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미 10년물 금리가 10~20bp 상승 압력을 받을 텐데 부양책 효과가 실물 개선 요인으로 얼마나 연결될지에 따라 더 오를 여지도 본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재원으로 증세 이슈가 있어 발행 부담을 상쇄하는 효과도 일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에 대한 2천 달러 현금 지급안이 진행되면, 소비 측면에서 강한 서프라이즈가 일어날 개연성이 높아졌다"며 "유가 상승에 소비가 늘어난다면 기대 인플레 상승 모멘텀이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연간으로 미 10년물 금리 상단을 1.5%로 높게 보고 있지만, 연중으로 1분기 말과 2분기 초에 금리가 오르다가 하향 안정화하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 사이 국내 채권 금리도 글로벌 금리와 함께 금리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0bp 오른 1.731%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전고점인 1.732%에 바짝 근접한 수준이다.

향후 미 금리 추가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채권시장도 채권 매수에 보수적인 운용 분위기가 감지된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 10년물 금리가 1%에 안착할지 더 위로 갈지 지켜봐야 한다"며 "블루웨이브가 시장에 반영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금리가 밀리는 모습을 보면 그간 반영이 덜 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리가 이틀간 빠졌지만 금방 하루 만에 올라온 모습이다"며 "미 10년물 금리가 0.9%대에 머물다가 블루웨이브 이벤트를 계기로 1%를 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금리 상승 압력이 높은 것 같아 채권 매수자가 더 느긋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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