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3대 통신사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했던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다시 상장 폐지를 결정해 입장을 번복한 이유는 3대 통신사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주체에 있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NYSE는 지난 6일(현지시간)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 총 3개 사를 뉴욕증시에서 퇴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상장 폐지를 예고했다가 이달 4일 추가 협의를 거쳐 상장폐지를 더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틀도 지나지 않아 다시 퇴출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SCMP는 중국 3대 통신사 상장폐지 재번복 원인이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주체에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월 12일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투자를 금지하도록 했다.

미국 국방부가 지정한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중국기업은 총 35개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이 포함된다.

상장폐지와 관련해 혼란이 빚어진 부분은 뉴욕증시에 상장돼있는 이 3개 사의 ADR이 이들의 자회사가 발행했다 점이었다.

즉 행정명령에 올라간 기업은 모회사인데 NYSE에 상장된 것은 자회사의 ADR이어서 행정명령이 자회사 ADR에 적용 가능한지 여부가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물론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8일 행정명령 적용 범위를 계열사로 확장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SCMP는 미국 재무부가 지난 5일 이 성명 내용을 정확하거나 밀접하게 일치하는 이름을 가진 모든 자회사에 적용한다고 밝혀 내용을 더욱 명확히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 번복이 시장을 왜곡했다고 말했다.

BDA파트너스의 유안렐리 매니징파트너는 "과정은 혼란스러웠고, 투명하지 못했으며 근시안적이었다"면서 "이는 미국과 연기금을 포함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으며 NYSE의 투명성, 독립성에 대한 평판에도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미국 위상은 규칙의 확실성에 대해 글로벌기업과 투자자들이 확신하고 있다는 점에 달려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시장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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