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연초 기대심리에 달러-원 하락폭이 커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최근 서울 외환시장은 대내외재료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7일 달러 약세나 위안화 초강세를 보면 달러-원 환율이 1,070원대 진입을 시도해도 이상하지 않다면서도, 시장이 포지션 형성에 신중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연말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급격하게 강세를 보이면서 월초 이벤트를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마지막 4거래일 동안 달러-원 환율은 20원 이상 하락하며 위안화(0.46%)나 유로화(0.16%) 등 주요 통화보다 달러 대비 큰 폭의 절상률(1.9%)을 보였다.

코스피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연초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작용했다.

지난 4일 달러-원 환율은 이러한 전망에 힘입어 1,080원 하향 돌파를 시도하며 위험 심리를 반영하는 듯했지만, 결국 1,080원 선에서 하단이 막혔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6.41위안대 초반으로 급락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를 앞두고 달러 약세 전망에 불확실성이 생긴 가운데 위안화도 당국의 개입 경계에 강세가 조정받는 모습을 보이면서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은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외국인 매수 없이 개인 매수로 상승세가 지지되면서 의문이 커졌다고 전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다른 통화에 비해 원화가 달러 약세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듯하다"며 "코스피가 3,000선을 넘었어도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다 보니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달러화나 위안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 움직임을 보면 결국 달러-원 하락을 점치면서도 1,080원대 초반에서 달러 매도로 나서기엔 심리적 부담이 큰 모습이다.

그는 "네고물량은 많지 않은데 커스터디도 달러 매수로 나오다 보니 1,080원대 중반에서 하단이 막히는 듯하다"며 "1,080원 선에서 당국 경계심도 커져 달러 매도 수요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초 기관들이 거래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상단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일단 글로벌 달러 약세는 맞지만, 달러-원이 다른 통화보다 일찍 강세로 가면서 이벤트가 확인될 때까지 대기하는 분위기"라며 "지속적인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기대 등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는 데 비해 달러-원 움직임은 고요하다"며 "확률상 더 하락할 가능성보다 상승을 보는 것이 편할 수 있는데 레벨이 지금보다 올라와야 내려갈 여지가 커진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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