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 체제에서 재정 부양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인플레이션 트레이드가 강해져 장기물 위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9bp 상승한 1.070%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9일 이후 가장 높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5bp 오른 1.844%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하락한 0.13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89.8bp에서 이날 93.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전일 1% 선을 돌파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공격적인 재정 부양 전망 속에서 추가로 상승했다. 30년물 국채수익률 역시 3월 이후 최고치를 더 높였다.

워싱턴DC에서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폭동이 일어났지만, 미 국채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미 의회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으로 확정했다. 그동안 의회의 인증 과정은 형식적인 것으로 여겨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과 맞물려 대선 결과를 확정 짓는 마지막 관문으로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서 있는 권력 이양에 동의했다.

오는 20일 바이든 체제 출범을 앞두고 미 국채시장은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를 예상한다. 특히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을 모두 가져와 상원 다수당이 됨에 따라 이런 재정 부양 확대 기대는 더 높아졌다. 장기물 국채 신규 발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 따라 장기물이 최근 더 큰 하락 압력을 받았다.

추가 재정 부양이 이뤄지면 팬데믹에서 회복 중인 경제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기대는 이미 올라갔다. 물가연동국채(TIPS)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향후 10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평균 2.08% 오를 것으로 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인 2%를 웃도는 것이다.

여기에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이른바 스티프닝 트레이드에 나선 점 역시 오랜 기간 잠잠했던 인플레이션 기대가 돌아왔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투자자들은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데 베팅해 단기물 국채를 매수하고 장기물을 매도하고 있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기를 끌었던 인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조지아주 선거 이후 다시 치솟고 있다.

BNP 파리바의 티모시 하이 금리 전략가는 "이번 움직임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측면이 있다"며 "투표 전 민주당 승리가 국채수익률을 5bp에서 10bp 올릴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률이 얼마나 더 오를 수 있느냐는 다가오는 바이든 행정부가 팬데믹 부양을 넘어 인프라 건설과 같은 다른 분야로 경기 부양책을 내놓느냐에 대거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의 빌 베르츠 채권 분석 대표는 "민주당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상당한 부양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은 연준의 정책으로 단기물이 고착된 상황에서 가능한 만큼 금리시장의 정상화에 기름을 부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미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주 선거 결과는 기존의 리플레이션 추세, 국채수익률 상승 압력에 순풍을 더했을 뿐"이라며 "12월 고용보고서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연준 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는 단기간에 예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은 몇 년 동안 금리를 낮게 유지할 것"이라며 "회복 속도가 다소 빨라지더라도 2021년 내내 현 속도로 자산을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대통령 투표 결과가 인증됨에 따라 지금 국채수익률 전망에 더 비관적으로 됐다"며 "채권시장의 물가상승 기대인 BER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상당히 높이 움직이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마련됐고, 어느 시점에는 이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시장은 이런 환경에서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쪽에 분명히 있다"며 "2021년 전망은 연말에 만들어진 본보기를 따를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의 케빈 월터 글로벌 채권 트레이딩 공동 대표는 "지출 증가는 장기물 공급과 인플레이션 확대로 이어진다"고 예상했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에드 알-후세이니 선임 금리·통화 전략가는 "이번주 국채 움직임에 많은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며 "조지아주 선거 결과와 재정 부양책 전망이 순위에 있어 상위에 있기 때문에 워싱턴 DC에서 일어난 일을 포함한 다른 모든 것을 기본적으로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씨티그룹은 전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향후 몇 개월 내에 1.25%를 돌파하고, 연말까지 1.45%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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