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철광석 가격 고공행진 속에도 조선업황 부진을 이유로 후판 가격 인상을 이루지 못했던 철강업계가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지난달 말부터 조선사들과 올 2월부터 7월까지 납품하는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후판은 선박을 건조할 때 쓰이는 두께 6mm 이상 철판이다.

지난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조선업계가 '수주 절벽'에 부딪히면서 철강업계의 운신 폭이 좁았다.

작년 상반기 후판 가격은 줄다리기를 이어가다 현대제철이 3만 원을 인하하고, 하반기에 동결한 바 있다.

포스코도 3만 원 미만 범위에서 후판 가격을 인하했다.

그러나 작년 연말 조선업계가 연이어 대형 수주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선박발주 1천924만CGT 가운데 우리나라는 42.6%인 819만CGT를 수주해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박 수주는 상반기까지 135만CGT로 중국(408만CGT)에 뒤졌으나, 하반기에만 684만CGT를 수주하면서 중국(385만CGT)보다 2배 가까운 물량을 따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1척 전량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6척 전량, 대형 컨테이너선 16척 중 10척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경쟁 우위를 보이는 등 뒷심을 발휘했다.

올해 들어서도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5일 총 1조993억 원 규모의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9천억 원 규모의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삼성중공업은 1천993억 원 규모의 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조선업계가 잇단 수주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비교해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 불확실성에 여전히 노출돼 있다.

지난 5일 중국 칭다오항 철광석 가격은 t당 167.86달러였다.

철광석 가격은 작년 2월 80.3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등의 철강 수요 증가로 철강 제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열연 유통가격을 지난해 12월 7만 원 인상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8만 원 올렸다.

이러한 흐름은 수주 절별에서 벗어난 조선업계 후판 가격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과 상반기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의 원료가격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만회, 글로벌 철강 시황의 호조세 등을 반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선업계는 여전히 후판 가격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선박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후판의 가격 상승은 원가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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